여행의 이유 - 김영하
2주간의 독서모임 방학이 끝나고, 이전에 읽고있던 <고수의 질문법>에는 흥미가 떨어진 상태였다.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던 중 독서모임 첫 같이 읽기 프로젝트(;;) 책으로 선정된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를 읽었다.
최근 회사 찬스로 밀리의 서재도 같이 보게 됐는데, 이 <여행의 이유>가 리디셀렉트에도, 밀리의 서재에도 없어서 당황스러웠다..결국 구매
TV는 안보지만 알쓸신잡은 들어봤는데, 출연자들이 말한 낭만적, 또는 철학적인 말들을 캡쳐한 것들을 종종 본 것 같다.
(책에서도 김영하작가가 알쓸신잡에 나왔다고 말하길래 언젠가 캡쳐본에서 봤던 흐릿한 얼굴상을 생각하면서 책을 다 읽었는데, 검색해보니 내가 생각한 얼굴은 유시민 작가였다..)
“모든 여행은 끝나고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그게 무엇이었는지를 알게 된다”
책은 전반적으로 김영하 작가 본인이 다녀온 여행에 기반한 철학적인 생각들을 서술하고있다.
마치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을 책으로 읽는 느낌이랄까? (본적은 없지만..)
읽으면서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다른 책들을 인용하는 책은 오랜만이었는데, 어렵게 느껴지면서도..이러한 말들이 이 책에 풍미를 더해준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느낌이 가장 많이 든 구절은 ‘제작진은 출연자들이 겪은 카프카적 카오스를 시청자가 의미 있게 받아들일 수 있는 코스모스로 재현한다.’ 인데, 이 구절을 몇번이나 다시 읽었는지 모르겠다. (왠지 멋있어보이지만 무슨뜻인지 모르겠어!)
단순한 문장으로 표현하려면 길고 장황할법한 말을 이렇게 표현하면 때로는 더 낭만적으로 다가오는 법이다.
가장 인상깊게 읽은 챕터는 ‘노바디의 여행’인데, 여행자의 심리에따라 노바디/썸바디로 구분하는 것이 신선했다.
특이 이때 인용한 오디세우스 이야기가 정말 끝내주게 이 챕터와 어울린다. (오디세우스 한심하다..)
이 부분은 꼭 읽어보는 것을 추천!
또한,
이렇듯 여행자는 어디로 여행하느냐에 따라, 자신이 그 나라와 도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또한 그 도시의 정주민들이 여행자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방식을 적극적으로 조정하고 맞춘다.
이런 심리가 보이지 않는 힘과 위계에서 온다는 생각이 특히 좋았다.
결국 여행은 철저히 지금 이 순간, 현재가 중요한 순간 순간들이 모인것이다.
나는 항상 현재에 살길 원하는 사람 중 한명인데, 이 삶 자체가 하나의 여행이니 이 순간 순간을 소중하고 감사히 여기면서 살자! 라는 초월결론을 내기로 했다.
이상하게 이 책은 정말 술술 읽혔는데, 왜 이책은 이렇게 잘 읽을 수 있었을까 하는 분석을 스스로 하는 것을 보면서 흥미로웠다..
이런 낭만적이고 철학적인 이야기들이 많은 에세이가 취향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