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by zena

워낙 혼자 있는 걸 좋아한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지만. 어릴 적엔 친구들과 무리 지어 다녔던 거 같은데 지금은 친구라 부를만한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다. 취미라 부를 수 있는 활동들도 거의 혼자서 가능한 일이다. 독서도 글쓰기도 산책도 굳이 시간 맞춰 숙제처럼 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그렇다고 세상과 단절한 사람처럼 사는 건 아니다. 책방엔 늘 손님들이 오고 그들과 인간적인 소통을 한다. 매일 하는 운동이 단체 운동이라 제법 친근해진 사람들과도 좋은 에너지를 나눈다. 내 일상은 이렇게 운동과 책방, 집의 반복이고 나는 꽤나 만족한다. 가끔씩 느끼는 외로움은 지나가게 두는 편이고 외로움 때문에 사람들을 만나는 건 건강한 게 아니라는 회의가 있다. 연인과의 사이에서 종종 느끼는 쓸쓸함은 충분히 해소할 자신이 있지만 사람들과의 사이에서 오는 쓸쓸함은 애정이 부족한 탓인지 그보다 더한 욕망이 있는 탓인지 해소되지 못한 채 멀어지게 되는 계기가 되고 만다. 그런 반복이 자연스럽다는 걸 알지만 그때마다 느끼는 불편감은 결과적으로 관계에 대한 느슨함과 게으름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문제라는 건 아니지만 불쑥 이렇게 사는 게 맞나 싶은 의문은 가지게 한다.


답은 아니고 해법으로 의문이 들 때마다 사람들 속으로 간다. 사람을 만나러 가는 게 아니라 나를 사람들 속에 놓아두는 것에 가깝다. 그것은 사람 대 사람, 일 대 일의 관계라기보다 세상과 내가 촘촘히 이어지는 나와 다수의 관계에 가깝다. 관계에 방점을 두기보다 행위의 방점을 두어 만남과 헤어짐은 보다 자연스럽다. 우선 요즘 사람들은 어떤 곳으로 모여드나 찾아본다. 모임의 수가 상상이상이고 주제도 상상초월이다. 뜨개질 모임부터 화분에 물 주기 모임, 비슷한 나이대 사람들과 소통을 가장한 소개팅 모임과 자기를 사랑하는 모임도 있고 맛집 찾아다니며 함께 밥 먹는 모임도 있다. 독서모임은 주말인 경우가 많고 여전히 책을 강제로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겨 망설여진다. 체스를 배워볼까 싶어 검색창을 두드려보니 앱 다운을 추천한다. 온라인 세계에도 사람이 있으니 이어진다면 이어지는 거지만 그래도 연결이 약하다. <퀸스 갬빗>의 주인공까진 아니더라도 직접 마주 보고 대련하고 싶은데... 체스의 말 이름도 모르는 네가? (그런데 말이라고 부르는 건 맞을까?)... 아, 어쩐지 산다는 건 불편한 일 투성이다.


이미지 출처ㅡhttps://m.blog.naver.com/riki78/223821596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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