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

by zena

고요한 게 좋다. 그러나 도시는 전혀 고요하지 않다. 사람들의 말소리, 이름 모를 새들의 소리, 강아지들의 지친 숨소리. 배달 오토바이의 경적과 바퀴 굴리는 소리도 자주 들리고 택배 기사님이 끄는 수레 소리와 놓아두는 택배 상자의 호들갑스럽거나 묵직한 소리도 잦다. 휴대전화에서 흘러나오는 유튜브 쇼츠 소리나 티니핑 같은 유아 채널 소리도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너무 많은 소리들이 넘치는데도 음악까지 더한다. 음악을 틀어달라고 한다. 책방에 음악을 틀어두어야 한다고 소리를 낸다. 소리와 소리를 겹쳐서 아무것도 들리지 않게 만드는 작전인가 싶다. 음악은 결국 소리가 되지 못하고 배경으로 남는다. 클래식은 고루하고 라디오 방송은 촌스럽다고 한다. 나는 오히려 매번 아프고 매번 사랑하고 끝내 이별하는 가사의 노래야말로 이제 정말 지겨운데. 나도 글을 쓸 때면 꼭 음악을 틀어 놓는다. 연주곡을 틀어 놓는 경우가 많지만, 되는대로 내키는 대로 틀어 놓기도 한다. 또 달리기를 할 때나 집에 막 들어왔을 때는 유튜브 콘텐츠를 들으며 달리고 TV 소리를 작게 틀어둔다. 집중하고 싶거나 작은 공포가 밀려올 때 주로 하는 행동이다. 내가 고요하고 싶은 순간과 다른 사람이 고요하고 싶은 순간이 다를 뿐 나도 어쩔 수 없는 도시인이고 이 도시의 소음 유발자이자 소음 그 자체다. 고요함을 원하기에 여전히 얼마나 시끄러운지 매번 증명하는 삶이다.



이미지 출처ㅡhttps://m.blog.naver.com/joon363/223514114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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