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고 어려운

by zena

한동안 오른쪽 손가락이 고장 나 여기저기 병원에 다녀야 했다. 어디를 가도 병명이 다르고 이 말을 들으면 이 말이 맞지 않는 거 같고 저 말을 들어도 증상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아 병원 가는 일 자체가 고역이었다. 몸은 연결된 걸 아니까 전체를 돌보는 일로 통증을 달래가며 지냈다. 그래도 아픈 건 사라지지 않았다. 큰마음 먹고 충격파 치료도 여러 번 받았다. 받아 본 사람은 알지만, 실제 내가 가진 통증보다 충격파가 주는 고통이 커서 잠시 내가 가진 통증을 잊을 수 있다. 하지만 통증을 다른 통증으로 잊으려 한 단순함도 아픈 걸 사라지게 해주지는 않았다. 마지막이다 싶은 마음으로 찾아간 병원에서 드디어 제대로 된 병명을 찾았고 손가락에 직접 주사를 맞고서야 저림과 통증이 거의 사라졌다. 신기하고 무서운 경험이었다.

이번엔 왼쪽 팔꿈치 통증이 시작됐다. 저번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사건사고 없이 불쑥 찾아온 통증이었다. 몸이 힘든지도 모르고 함부로 대한 거 같아 속상했다. 그렇다고 어떤 의사의 말처럼 죽은 사람처럼 가만히 있을 수 없어 통증을 참아가며 며칠을 보냈다. 움직일 수 있을 정도의 통증이지만 그래서 움직일 때마다 찾아오는 통증이기에 결국 나는 또 병원으로 갔다. 하얀 벽으로 둘러싸인 물리치료실에 누워 얼마간은 사람이 얼마간은 기계가 내 팔꿈치에 고통을 가하는 걸 참으며 이번엔 분명 다른 곳이 아프다고 했는데도 엑스레이 촬영을 왜 하지 않는 걸까 생각했다. 원인은 보이지 않고 증상은 눈에 보이기 때문일까. 주사를 맞았던 병원을 가지 않고 습관처럼 이곳을 찾아온 것도 눈에 보이기 때문일까. 이번엔 또 얼마나 여러 곳을 다녀야 할까. 그나저나 아픈 건 아파서 아픈데 낫는 건 낫는 데도 왜 더 아플까.



이미지 출처ㅡhttps://m.blog.naver.com/counselorsiwon/220425525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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