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이라는 건 어떻게 알 수 있는지 늘, 궁금했다. 마음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뜨거워지는 게 진심이라는 신호인지 스스로가 진심이다- 라고 생각하면 그런 것인지 상대방이 나에게 ‘네 마음은 정말 진심이구나’ 하면 그것으로 된 것인지 이도 저도 아니라면 그 어떤 것으로도 진심이란 알 수 없으며 처음부터 그런 마음이란 없는 것인지 나는 헷갈렸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 정확하게는 사랑했던 사람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 언제나 그가 행복해지길 바랬다. 혼자일 때보다 누군가와 함께일 때 웃음이 많은 그 사람이 행복해지길 바랬다. 행복이란 줄 수 있는 것이라고 믿었던 나를 아파하며 내가 줄 순 없지만 그래도 다른 이는 줄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믿고 싶었다.
기쁨보다 슬픔을 더 많이 남겨두고 온 것 같아 괴로웠다. 언제나 나 자신이 먼저였으나 그렇다고 나만 위하고 싶었던 것도 아니었으므로. 함께 웃을 수 있는 날은 올까. 어쩌면 같이 웃는 날들은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고 받아들였다. 이 모든 게 나의 진심이었으나 때때로 스스로를 의심했다. 특히 몸과 마음이 지칠 때마다 그곳이 어디인지 모르지만, 다시 돌아가야 하는 건 아닌지 불안해하는 나를 달래야 했다. 농담이라 말하며 툭툭 뱉어내는 그의 진심을 들을 때마다 아팠으나 아프다 말하지 않았다. 그런 식으로 밖에 말하지 못하는 그가 미웠지만 일정 부분 나보다 더 많이 아팠을 그를 위로도 할 수 없는 나는 그저 하루를 견디고, 이겨내고, 살아내는 것으로 나만 위로했다.
이런 순간이 올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어떤 기분일지까지는 알 수 없었는데 사실 기분이 나쁘거나 혹은 시원섭섭하면 어쩌지- 하고 걱정도 됐었는데 막상 내 앞에 현실은 그저 기쁨이었다. 축하한다고 아낌없이 말해줄 수 있었다. 헤어짐 없이 사랑하라고 말해줄 수 있었다. 웃으면서 그를 보낼 수 있었다. 온전한 마음이다. 진심이라는 건 그 마음을 다 쓰고 난 후에야 알 수 있게 되는 것이었다. 굳이 판단하지 않아도 저절로 몸과 마음으로 찾아온다. 아무것도 남지 않고 그냥 ‘진심이구나’ 만 오롯이 남는다. 웃고 있다고 해서 참인 것도, 울고 있다 해서 거짓인 것도 아니다. 나는 웃었으나 울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말 나에게 진심만 남아 있었으므로 따뜻하고 행복했으며, 완벽했다. 정말이지 깨끗한 진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