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독서

젠체스토리 한 컷 툰

by 아찌김
Mtoon_251110.png



물들어가는 가을이 그 어느 때보다 깊고 아름답습니다.

햇살은 부드럽고, 바람은 선선하게 불어오며, 어디로든 떠나기 좋은 계절이지요.


주말, 오랜만에 마음을 조금 느긋하게 풀어보았습니다.

며칠 전부터 읽어야지 하며 빌려놓은 책 한 권을 들고, 집에서 조금 떨어진 카페로 향했습니다.


그곳은 층고가 높고 좌석 간 간격도 넓어, 서로에게 방해되지 않는 공간이었습니다.

운 좋게도 창가 자리가 비어 있어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따스한 햇살이 유리창을 타고 들어와 책 위로 비추는데, 그 순간만큼은 세상이 아주 평온한 듯했습니다.


오랜만이라 처음엔 활자 하나하나가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몇 장 넘기자 이내 이야기의 문을 열고 깊숙이 들어가 버렸습니다. 책 속 세상은 언제나 그렇듯 더 많은 상상을 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독서가 다시 젊은 세대 사이에서 하나의 ‘힙한’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합니다.

‘텍스트힙(Text+Hip)’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책을 읽는 행위 자체를 세련되고 멋진 취향으로 여기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예전처럼 혼자 조용히 책을 읽는 개인적인 취미를 넘어, 이제는 SNS를 통해 서로의 책을 소개하고, 인상 깊은 문장을 공유하며 함께 즐기는 새로운 형태의 문화로 확장된 셈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책과 함께 한 문장을 사진으로 남기는 콘텐츠가 유행하는 것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에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역시 책은 손끝으로 종이의 질감을 느끼며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읽는 그 순간이 가장 좋습니다.

활자의 울림, 종이 냄새, 그리고 조용히 커피잔을 내려놓는 소리까지 —

그 모든 것이 독서의 일부가 되어 마음을 채워줍니다.


노랗게, 붉게 물든 나무들이 창밖에서 가을의 풍경을 만들어주는 지금,

진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책 한 권을 읽기엔 이보다 더 좋은 계절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이 가을이 다 지나가기 전에, 우리 모두 마음을 잠시 멈추고 책 한 권, 천천히 읽어보면 어떨까요.

그 한 권이 올가을의 기억을 더 따뜻하게 물들여 줄 겁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우리 사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