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경지에 오르다.
Not once have I ever had the time to ask myself, "Are my songs literature?"
이제 로큰롤은 17세기 클래식이나 19세기 인상주의 그림 혹은 20세기 초 영화의 출발처럼 과거의 유산으로 남을 것 같다. 유럽이 ‘미국 대중 음악사에 독창적인 시적 표현’을 썼다고 해서 상을 준 적은 없었다. 미국, 그리고 대중음악. 어엌.
19세기 말 20세기 초부터 시작된 대중음악이 이제는 박물관 속 유적처럼 존재할지도 모른다. 이미 그렇게 변했는지도. 1960년대 저항을 노래하고 자유를 찾아 방랑하던 히피들도 이제는 역사책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다. 공고한 제도권에 ‘기다려라, 시간은 흐르고 있으니..’라며 냉소적인 경고를 날리던 밥 딜런은 제도권으로부터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예를 얻었다.
그의 언어는 날카로웠으나 부드러웠고 절묘한 비유와 표현, 발상은 분명 새로운 영역이었다. 그러나 전설이라는 칭호는 왠지 부담스럽다. 능력은 의심할 데가 없지만 그 칭호는 씁쓸하기도 하다. 수많은 록 스타와 그 팬들조차 지나간 역사의 흔적을 좇는 것처럼 되지 않을까 싶어서. 좀 전에도 말했지만, 이미 그렇게 변했는지도.
라고 글을 썼고 어제 밥 딜런은 노벨 수상자가 되었다. 1960년대 뉴욕의 언더그라운드를 수놓았던 펑크 대모 패티 스미스조차도 'A Hard Rain's A-Gonna Fall'을 부르며 가사를 잊고 실수할 정도로 영예로운 훈장이다. 훗날 인간 문명이 사라지게 된다면 반드시 다른 종족은 대표할 것들을 찾을 테니까.
밥 딜런은 셰익스피어를 언급했다. 셰익스피어는 시대를 수놓은 문호지만 그의 글은 연극을 위한 대본이었다. 딜런은 그도 마찬가지로 '이것이 문학인가?'라는 고민에서 자유롭지 않았을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딜런의 의도는 자신의 노랫말도 문학으로 인정해달라는 투정 수준이 아니었다. 셰익스피어가 무대를 고민했듯, 밥 딜런은 음악을 고민했다. 어떤 뮤지션들과, 어떤 프로듀서와, 어떤 소리로, 어떤 녹음을 하면서, 어떤 악기로. 그리고 한 마디를 던졌다. '내 노래가 문학인가에 대해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의 노래가 문학인지 아닌지에 대해 갑론을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단지 음악은 좀, 영원히 젊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애호가의 고민일 뿐. 하긴 문학은 시, 소설, 희곡, 수필을 포함한다. 노랫말, 대중음악이 들어가느냐 마느냐에 대한 논쟁이 있을 뿐. 아직은 박물관에 갈 때는 아니다. 그래서 밥 딜런이 수상을 거절했더라면 정말 멋졌을 텐데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