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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헌 Oct 30. 2018

불현듯 홀로 미국여행 -
미술관, 맥주, 사진사(2)

8/24 SF : MOMA 르네 마그리트 & 로컬 펍 & 파월 스트리트


호스텔에서 기본 조식을 제공해준다.

빵이 엄청 많고... 과일도 많다. 과일은 맛없다.



평일 오전의 샌프란시스코는 조용하다.

번화가의 아침이라고 다르지 않다.
분주한 출근길 사람들과 일부 관광객들이 보인다.

나는 어느 쪽일까.



오피스 디포에 들러 자물쇠를 샀다.
점원 할머니가 ‘어제도 온 그 청년 아녀~’ 하길래

음...? 하면서 당황했다.
난 미국이 처음이라고 하니

Welcome To America라 무마하는 게 귀여우시다.



아줌마가 추천해준 피츠 커피(Peets Coffee).


샌프란시스코는 블루 보틀 1호점이 있는 곳이지만

피츠 커피도 유명한 로컬 카페다.


1996년 알프레드 피츠가 설립한 피츠 커피.

피츠의 친구들은 시애틀로 올라가 스타벅스 1호점을 만들었다. 1987년 이 친구들은 피츠 커피 전념을 위해 스타벅스를 하워드 슐츠에게 매각했다.


스타벅스가 매년 미국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은 피츠 커피 연 매출의 70배 정도 된단다.

뭐 그건 상관없고 커피값이 너무 저렴하다.

한국 와서 한동안 카페 다니지 못할 정도였다.



오늘은 샌프란시스코 뮤지엄 오브 모던 아트(Museum of Modern Art)에 간다.

샌프란시스코 아침은 항상 흐리다.

11시~12시쯤 되서야 햇살이 내리쬔다.



미술관 티켓이 33달러나 한다.

체크 카드로 긁었더니 3만 7천원...

그러나 마그리트 특별전을 한다기에 고민없다.



아무 생각없이 왔는데 마그리트의 작품을 구경하는 행운을 누렸다. 도슨트의 열띤 설명을 은근슬쩍 숨어가며 듣는다. 끊임없이 질문 던진다. 나한테만 질문하지 마라.



아이폰 셔터 소리가 너무 요란하다.

한국 아이폰만 이렇다.



마그리트 관을 나오면 이렇게 체험할 수 있는 비주얼 아트 기기들이 있다. 많은 관람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한국 미술관에선 아기들 찰흙 만지거나 종이에다 후기 쓰는 것 정도만 있었던 것 같은데.



굿즈 샵도 독특하다. 여기서 선물을 사면 되겠군.



모던 아트 뮤지엄은 총 8층이다.

각 층마다 다른 테마로 미술품이 전시돼있다.
정말 작정하고 하루종일 여기서 살라고 해도 살 것 같다.

33불 비싸다고 투덜거렸던 1시간 전의 나야 반성해라.



아무거나 걸어둔 듯 한데  

신디 셔먼과 만 레이의 작품이다.

스티글리츠와 로버트 프랭크도 있다.



앤디 워홀과 로이 릭턴슈타인. 일단 스케일로 압도한다.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콜더의 조형물도 있다.



모던 아트가 가장 재밌는 법이다.

‘천국 아래 안정적인 건 없다’
카니예 웨스트 ‘Ultralight Beam’ 비주얼 아트. 강렬하다.


이제 밥 먹으러 간다.

The Bird라는 치킨 버거집이다. 미국에서도 혼밥이라니.
점심시간에 밥먹으러 나온 직장인들로 바글바글하다.



스파이시 치킨 버거. 패티 크기가 엄청 크다.

유전자 조작 닭이 아닐까 나쁜 상상을 해본다.
튀겨서 매운 기름 입혀 놓은 느낌인데 맛없진 않다. 좋다.

다만 기름이 폭발한다.
매운 것도 한국의 감칠 맛나는 그런 매움은 아니다.

동남아 스타일의 짜릿한 매운 맛이다. 스리라차 소스.


시간도 많고 할 일도 없어서

가장 괜찮은 브루어리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걸어서 30분이면 뭐. 날씨도 좋고.



그러나 어느 시점부터 자꾸만 이건 아닌데 생각이 든다.
거리는 점점 지저분해지고 위드 냄새가 진동한다.

배설물이 아무데나 굴러다닌다. 홈리스들 천국이다.

나중에 뉴욕타임스에서 이 거리를 사진 찍어 기사를 썼다.

‘샌프란시스코는 정말 더럽다’라는 제목의... 흠좀무.
왜 이런 데를 걸어서 가겠다고 한건지..

무서워서 선글라스 끼고 눈 잔뜩 깔았다.



그렇게 도착한 Cellarmaker Brewing.

평일 낮인데 자리가 없다.
사실 사진을 많이 찍지 못했다.

바에 앉았는데 옆사람과 친해져서 얘기를 나눴다.

오클랜드 사는 Eric은 내가 한국에서 왔다니

한국 대통령과 남북관계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판문점과 김정일과 문재인 얘기를 하게될 줄은 몰랐다. 젊은 세대는 통일에 별 관심없다고 하니 굉장히 의외라는 반응이다.


알고보니 그는 사진사였다.

맥주를 마시는 내 모습을 찍어

사진으로 보내주겠다고 한다. 매거진도 받았다.



그 고생해서 간 맥주집답게 맛은 대단하다.

이렇게 진하면서도 밸런스 맞는 IPA가 만원도 안한다니.

대단하군.


다시 쫄보처럼 걸어서 숙소에 돌아왔다.

조금 쉬다가 밖에 나왔다.

시내에 위치한 호스텔이라 굉장히 번화하다.



쇼핑몰이 엄청 많다.

나의 사랑 너의 사랑 디즈니 샵도 둘러보고 백화점도 봄.

나이키 스토어는 5층짜리다.



모레는 야구장에 가야 한다. 야구장 샵에서도 여러가지 사겠지만 일단 여기서 기본 템 정도는 갖춰놨다. 으 비싸다.



가게 앞 리쿼스토어에서 시에라 네바다 맥주가 3불이다. 내가 미국에서 태어났다면 알콜중독자가 됐을 것이다.

한국에서도 안 먹는 신라면 블랙을 먹었다.

그냥 이상하게 먹고싶었다.



내일은 케이블카를 탈 것 같다. 샌프란시스코 명물.

롬바르드 스트리트보다 종점인 파월 스트리트에서 타야 줄을 덜 서고 앉아서 갈수도 있다고 한다. 기대된다.




불현듯 홀로 미국 여행

Day 0 (여행 준비) - 여름의 마지막 날들

Day 1 (인천 / 대만 타오위안 공항 / 샌프란시스코 공항) - 태풍 타고 미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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