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일주일.
수많은 여성들의 반대 행진 (Woman's March)에 가려 정작 별 주목받지 못했던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식. 군데군데 빈 틈이 보이는 취임식 관중들 사진을 공개하자 백악관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이런 거에 왜 대응을 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션 스파이서(Sean Spicer) 백악관 대변인은 '역대 최고 인파의 취임식'이라는, 역시 굳이 안 해도 될 말을 했다. 시위 인파를 축소라도 하듯 이상한 근거만 모인 이 브리핑은 엄청난 파문을 몰고 왔고, 이 손쉬운 거짓말은 금세 언론의 추궁을 당했다. 그러자 백악관 고문 캘리엔 콘웨이(Kellyanne Conway)가 해명을 했다. 그건 '대안적 사실(Alternative Facts)을 제공한 것'이라고.
말도 안 되는 개념이지만 트럼프 행정부를 설명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단어다. 여성에 대한 상스러운 말을 담은 녹음 파일이 공개되어도 여성 인권을 존중한다던 그는 낙태 관련 비정부기구에 지원을 금지했고, 다문화주의를 어떻게 해보겠다던 생각은 멕시코 국경선의 장벽과 반 이민법으로 어떻게 해보겠다는 행정명령으로 이어졌다. 트럼프 월드는 일단 뱉어놓고 보자는 말, 말, 말과 그를 수습하는 척, 그리고 또 다른 격한 반응으로 (마돈나가 역겹다거나, 언론은 거짓말쟁이라거나...)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것들... 그런 류의 절차로 돌아간다.
트럼프 행정부의 첫 일주일은 수많은 거짓말과, 그로 일어나는 격렬한 저항과, 감정의 과잉, 투쟁, 그리고 놀라울 정도의 무심함으로 돌아갔다. 조지 오웰의 < 1984 >가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셀 수 없는 많은 이들의 반대가 예고되어있다. 어차피 상관없을지도 모른다. '위대한 미국' 건설이라는, 잡히지 않는 아메리칸드림을 이루기 전에는 절대 멈추지 않을 친구들이 많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나아가자! 수많은 '대안적 사실'들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