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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헌 Jul 24. 2019

재미있는 여름, 까데호

<Freesummer>의 차진 사운드로 무더위 극복


간판만 ‘프리썸머’가 아니다. 3인조 소울 / 펑크 밴드 까데호의 첫 정규작은 따가운 햇볕과 축축한 습기 아래 낭만과 행복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즐거움을 배달한다. 2018년 <Mixtape>으로 조율의 시간을 거쳐 발매한 첫 앨범 <Freesummer>는 차진 기타 선율과 유연한 베이스 리듬, 단단한 드럼의 삼중주로 빚어낸 간결한 구조 위 다채로운 색을 펼쳐 보인다. 촘촘한 완성도와 유쾌한 바이브를 한 데 모았다.



베테랑 연주자 이태훈(기타), 김재호(베이스), 김다빈(드럼)이 뭉친 까데호(Cadejo)는 2018년 첫 앨범을 시작으로 정기고와 함께한 ‘옆에’, 서사무엘의 목소리를 더한 ‘TTL’을 발표하며 이름을 알려 왔다.


최근에는 패션 브랜드 반스(VANS)에서 주최하는 음악 캠페인 ‘뮤지션 원티드(Musician Wanted)’의 톱 파이브 아티스트로 선정되어, 7월 26일 ‘뮤지션 원티드 콘테스트’ 무대에서 한국 지역 우승을 놓고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이 무대에서 우승하면 9월 7일 반스의 ‘하우스 오브 반스’ 서울 무대에서의 공연과 13일 ‘하우스 오브 반스’ 홍콩 무대에서 아시아 지역 최종 우승을 놓고 공연을 하게 된다.


톱 트랙 ‘우리’부터 인스트루멘탈 밴드의 편견을 보기 좋게 깨버린다. 힙합의 정격적인 드럼 비트 위 슬랩 베이스의 펑키(Funky)한 근간으로 유쾌함을 더하고, 유연하게 휘어지면서도 까칠한 기타 선율은 ‘우린 이상한 사이 / ... / 우린 재밌는 사이’라는 자유로운 합창과 조화를 이룬다.


서울 주택가의 비어 있는 공간을 모래사장 삼아 딥플로우, 넉살, 말립 등 다양한 인물들이 그들만의 여름 바캉스를 보내는 뮤직비디오 역시 흥미롭다. 자기 말만 하고, 제멋대로 떠들어도 ‘결국 우리’라는 묘한 연대감이 느슨하면서도 단단한 연결 고리를 만들고 있다. 21세기 한국 ‘힙스터’들의 감정 같아 재미있다.


까데호(CADEJO) ‘우리’


까데호식 여름나기는 ‘여름방학’으로 이어진다. 느릿한 레게 리듬의 그루브 위 친숙한 멜로디와 코러스를 교차 제시하며 전 트랙의 활발함을 효과적으로 이완한다. 전 드러머 최규철의 손길이 남아있어 < Mixtape > 스타일과 연결되는 ‘닮은 사람’도 밴드 특유의 텐션을 이어간다. 스틱 소리와 잔향 가득한 기타, 에조(Ejo)의 랩으로 긴장을 유도하다 건조한 훅으로 마무리하는 ‘Huarango’를 통해 능숙한 완급 조절도 빼놓지 않는다.

신입 드러머 김다빈과의 결과물은 노련함 대신 깔끔하고 모던한 성격이 두드러진다. ‘심야열차’와 ‘Vanessa’의 세련된 멜로디를 모자람 없이 보좌하며 빈틈을 채웠다. 펑키한 ‘우리’와 올드한 소울 ‘Flat earth’를 오가면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하나의 작품으로의 완성도를 지킨다.



‘불놀이’처럼 1960년대 소울 펑크(Funk)를 연상케 하는 트랙도 인상적이나 작품 후반의 ‘폭염’과 ‘Sunday’가 전작의 스타일과 큰 차별점을 두지 못하는 것은 단점이다.


연주와 노래의 비중, 밴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까데호가 계속 안고 가야 할 부분이다. 그렇게 미래 과제를 설정해 두고 현재의 작품만 평가하자면 < Freesummer >는 너른 스펙트럼과 튼튼한 연주력으로 잘 짜인 앨범이다. 얼마 남지 않은 올해의 여름은 물론 매해 무더운 계절마다, 언제 어디서든 유행에 좌우되지 않을 ‘단골 플레이리스트’로의 기능에 충실하다. 이 너른 범용성이 까데호의 가장 큰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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