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 X 서울신문 K-POP 명곡 100, 기획을 마치고
서울신문 이정수 기자님께 케이팝 100대 명곡 기획을 처음 전달받은 것은 올해 2월이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코멘트 관련하여 연락을 주고받던 사이였죠.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과 달리 최근의 현상을 담고 싶다는 뜻을 전해 주셨습니다. 향후 많은 전문가 분들께서 참여할 예정인 프로젝트였고, 멜론과 함께 진행하며 유튜브 등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된다는 점에 참여 의사를 밝혔습니다.
3월이 되자 의뢰서를 메일로 받았습니다. 각 전문가 분들이 선정한 추천 100곡을 모아 결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기획 의도와 선정 기준을 읽어보고, 혼자서 곡들을 추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모인 곡들을 정리하고 추려나가는 데는 서울신문과 멜론 담당자분들께서 수고해주셨습니다.
중간에 줌 회의도 거치고, 여러 가지 논의도 오갔습니다. 이후 6월쯤 리스트가 완성되어 선정 곡들에 대한 원고 요청을 받았습니다. 순위는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배정받은 곡들에 대해 원고를 작성했습니다.
8월에는 감사하게도 서울신문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아 1위부터 100위까지 곡을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도 촬영했습니다. 1분에서 2분가량 간략하게 모든 곡들의 코멘트를 준비해서 해석을 보탰습니다. 선정 위원 분들께서 이미 전체 리스트를 확인한 줄 알았는데 보안 유지를 요청받았습니다.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렇게 8월 23일부터 오늘 27일까지, 멜론과 서울신문 유튜브를 통해 모든 노래 순위와 선정의 변이 공개되었습니다.
생각 이상으로 반응이 뜨겁습니다. 케이팝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리스트를 보고 활발히 의견을 개진해 주시고 있습니다. 공격적인 비판도, 의문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케이팝 리스트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컸다는 증명이겠죠.
돌아보면 케이팝 관련 기획이 많지 않았습니다. 빌보드, 타임 등 다양한 해외 매체가 케이팝 리스트를 선정할 때 우리는 개별 성과를 보도하고 집중하는 데 그쳤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요. 변명이 될 순 없겠지만요.
어려우면 한없이 어렵고 따지자면 끝도 없이 따질 수 있는 것이 이런 기획입니다. 케이팝의 역사를 1990년까지 한정 짓는다 해도 어떻게 지난 30년 간의 역사를 겨우 100곡으로 어떻게 다 담겠습니까. 게다가 케이팝, 매력적이지만 다루기 조심스러운 영역입니다. 시간도 넉넉하지 않았고 코로나19 비대면 시국으로 선정 위원들 간의 소통도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생각마저 깊었다면 애초에 시작조차 못했을 겁니다.
의견의 차이는 있겠지만 공신력 있는 매체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과 함께 리스트를 만들어 전시하는 행위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정 과정과 기획 수정, 콘텐츠 개발 및 공개, 그리고 지금의 반응까지 이 리스트를 둘러싼 요소들이 훗날에는 당대의 배경으로 자리 잡아 더 흥미롭고 멋진 기획의 바탕이 되어줄 거라 믿습니다.
모든 리스트가 공개되고 나면 선정 후기를 써보고 싶었습니다. 기획 과정에서 느낀 점, 기획에 임했던 저의 관점과 리스트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IZM 출신 선후배 분들과는 다양하게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만 다른 선정위원 분들과는 소통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각자의 평가 기준도 궁금하고, 리스트를 바라보는 시선도 분명 다를 거라 생각합니다. 오늘부터 시작해 몇 가지 글을 풀어보고자 합니다.
0. 나를 돌아봐 : 기획을 마치고.
1. 있는 그대로 생각해봐 : 내가 생각한 케이팝 리스트는.
2. 이러다 미쳐 내가 : 선정, 취합, 배분, 촬영...
3. No.1 : 리스트가 담은 의미, 내가 담고 싶었던 의미.
이 글을 통해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선정위원의 한 사람, 관찰자, 관계자의 입장으로 차분히 돌아보고자 합니다.
1. 있는 그대로 생각해봐 : 내가 생각한 케이팝 리스트는.
2. 이러다 미쳐 내가 : 선정, 취합, 배분, 촬영...
3. No.1 : 리스트가 담은 의미, 내가 담고 싶었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