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동하는독서 Jan 06. 2022

무의식을 활용하는 방법 (ft. 경험, 느낌, 감동)

과거에 분명히 공부했던 내용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음악 가사는 왜 이리 오래 기억에 남을까요? 20년도 넘은 노래를 금방 따라 부를 수 있습니다. 머리로 기억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학창 시절 조선 역대 왕의 이름을 산토끼 가사에 실어서 기억하곤 했죠. 그만큼 노래는 의식적 기억이 아닌 습관에 가깝습니다. 습관은 몸과 무의식이 기억하는 모양입니다. 또 하나 이유는 좋아했던 노래들이란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노래가 잘 기억이 나지 않다가도 앞 소절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따라 불러지듯이 트리거가 작동하면 연결되는 연상이나 습관이 나오기도 합니다.

운동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동안 쉬면 감각은 좀 떨어질 수 있어도 조금만 연습하면 금방 자세가 나옵니다. 제가 회사에서 프레젠테이션을 3개월 정도 쉰 적이 있습니다. 이 핑계, 저 핑계로 하지 않았는데요. 3개월 만에 하려니 말까지 더듬는 것이 여간 실망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 번 두 번 만에 금방 본궤도에 들어오게 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물론 잘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생각한 것을 어느 정도 표현한다는 말입니다. 해본 것과 해보지 않은 것은 차이가 매우 큽니다. 한번 해본 것과 꾸준히 연습해 본 것의 차이도 매우 큽니다.

처음 그 단계까지 올리는 데는 수많은 세월이 걸렸지만, 몸에 익숙하게 만들고 나면 금방 다시 찾아올 수 있습니다. 근육과 몸이 기억한다고 하는데요. 다른 말로 하면 무의식에 기억되어 있는 기억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꾸준히 몸에 익숙하게 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정신도 마찬가지인데요.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말하는 '시스템 1'이 바로 의식하지 않아도 해내는 것들입니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방향을 바꾸어야 하는 일은 의식적으로 반복을 해서 익숙하게 만들어 '시스템 1'으로 움직이도록 만들어야 하는데요. 다른 말로 무의식입니다.


그렇다면 꾸준한 반복이 아닌 한 번에 무의식에 입력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그것은 강렬한 느낌이란 생각이 듭니다. 나에게 가장 강렬하게 다가오는 느낌은 감동, 두려움, 충격, 공포 등이 있을 것입니다. 한번 물에 빠진 공포는 평생을 두고 두려움으로 작용하곤 합니다. 제가 알던 분은 운전으로 사람을 사망하게 만든 사고 이후로 운전을 전혀 하지 못하는 분도 있습니다. 운전 실력이 어디 간 건 아니지만 그 강렬한 기억이 할 수 없도록 만들기도 하더군요.

주변에 보면 여행도 다녀본 사람들이 더 여행에 대해서 갈망하고, 돈도 벌어본 사람이 강렬한 경우들이 많습니다. 큰돈을 벌어보지 않은 분들은 안되면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많더군요. 사람은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속성이 더 강렬해서 그런가 봅니다. 해본 사람들은 그 느낌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이 더 다양한 느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갈망하게 됩니다.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럴 것이라는 추측이지만 해본 사람은 실제적인 오감으로 기억하게 됩니다.

여러 번 반복에 의해서만 오래 기억할까요? 여행이나 사람에 대한 감동은 한 번으로 무의식에 강렬하게 작용합니다. 특히 예술작품이나 음악, 자연경관에 대한 감동은 오래갑니다. 한편의 책이나 영화가 주는 강렬한 기억은 한 번으로 충분히 각인됩니다. 따라서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보며 메타인지를 높이고 강렬한 감동으로 무의식을 자극하는 사람은 많은 상황에 빠른 대처와 정보를 발휘할 수 있게 됩니다.

강렬한 느낌은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선 좀처럼 생기지 않습니다. 다른 환경으로 나를 이끌어 가야 합니다. 다른 것을 보고, 다른 것을 듣고 느끼며 감동 포인트들이 생겨납니다. 또 하나는 다르게 생각하며 관찰하는 시선을 가지는 것입니다. 매일 눈에 보이는 것이지만 다른 질문을 하며 자세히 보는 것이죠. 다른 책을 읽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스인 조르바>가 대단한 이유는 매일 보는 햇살과 바다에도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을 찾았다는 것입니다.

사는 대로 생각하지 않으려면 많은 다양한 생각과 느낌을 새롭게 만들어내어 다르게 살아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무의식은 우리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엄청난 에너지와 힘을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다독이 필요한 이유에 대한 나만의 생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