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사이에도 비밀은 있나보다

by 행동하는독서

아내를 뒷자리에 태우고 먼 길을 나섰다. 마치 사모님처럼 뒷좌석에 앉아 다리를 꼬고 도도히 창밖을 주시하고 있다. 조수석 의자를 앞으로 당겨 뒷자리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 주었다. 우리는 먼길을 이 모드로 다니는 편이다. 조수석에 내 짐을 놓아야 필요할 때 손길이 바로 닿아서 나도 편하게 생각한다.

아내는 무선이어폰을 꼿고 전화 통화를 자주 하는 편이다. 오늘도 그렇게 통화가 한참이다. 뒤를 돌아보지 않아도 어떤 모습으로 통화하는지 알 수 있다. 가운데 팔걸이를 내리고 커피 한잔을 두었을 것이고 조금씩 마셔가며 통화할 것이다.

통화가 끝난거 같은데 한마디 한다.

“왜 자꾸 A씨 카톡이 왔다고 이어폰 음성으로 알려주지?”

“A씨가 카톡 보냈나보지?”

“이상하다.”

조금 있다가 또 한마디 한다.

“B씨 카톡 왔다고 또 알려주네. 뭐지?”

“B씨가 당신에게 카톡을 보냈다고?”

A씨야 우리 부부가 같이 아는 사이니까 그렇다쳐도 B씨는 내가 아는 사람인데 아내에게 카톡이 갔다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뭐라고 왔는데?”

“이상하다 핸드폰에는 카톡이 안왔는데 자꾸 이어폰에 카톡왔다고 하네, 사진을 보냈다는데…”


나는 순간 내 핸드폰 메시지가 아닐까 싶었다. 문짝에 두었던 핸드폰을 켜보니 A, B씨 카톡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

“그거 내 메시지인데… 그게 왜 당신 이어폰으로 가냐? 신기하네!”

나는 당황스러웠다. 혹시 그 전에도 내 메시지가 지금처럼 비밀 없이 전해진건 아닌지 등꼴이 오싹해졌다. 이노무 믿을 수 없는 블루투스 이어폰 같으니라고!

블루투스를 빨리 끊어야겠기에 바로 설정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 버튼이 아무리 눌러도 연결이 끊어지지 않는 것이다. 이 당황스러움을 어이 해야하지 몰라 당황하기 시작했다. 아내와는 핸드폰 비밀번호정도야 서로가 알고 있지만 만약 메시지가 다른 사람 이어폰으로 간다는 건 심히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


“이어폰 줘봐봐~”

몸을 돌려 뒤에 앉은 아내의 귀를 자세히 보니 꽂혀있는 이어폰은 내 이어폰이 아닌가?

“당신은 왜 내 이어폰을 끼고 있냐?”

아내는 깜짝 놀라며

“어머 내거 아니었네.”

자신의 가방을 뒤지더니 자기 이어폰을 꺼내들어보여주었다.

“아니… 좀전에 통화 했잖아. 내 이어폰 끼고 통화 한거잖아? 어떻게 그게 가능하지?”

“아니야! 그러잖아도 이어폰 통화가 안되서 배터리가 다 됐는줄 알고 스피커폰 통화했어. 그런데 자꾸 이어폰에서는 메시지 왔다고 알려주어서 이상하다 했어.”


그러고 보니 나도 아내 통화를 다 듣고도 이어폰 통화라고 생각했으니 웃지 못할 상황이 펼쳐지고 말았다. 조수석에 충전시켜 놓은 내 이어폰을 자기것으로 착각한것이다. 단순한 헤프닝으로 끝났지만 부부사이에도 비밀은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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