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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송이 Mar 22. 2021

오래된 게임에서 찾는 재미

 나이를 먹고도 게임을 하는 내 모습에 부모님의 잔소리 늘어가지만 여전히 나는 게임을 한다. 게임을 하기 위해 내 인생을 얼마나 낭비했는지를 이야기하자면 그것도 한 가득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내가 처음 게임을 접했던 시기는 초등학교 때쯤으로 기억한다. 그때쯤 가장 좋은 게임은 네모난 게임팩을 꽂고 화면을 TV와 연결하는 게임기로 하던 슈퍼마리오는 너무나 재미있었던 게임이었다. 이후에 친척들이나 친구들로부터 해봤던 게임보이는 게임기를 들고 다닐 수 있는 신선함을 주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 PC게임이 생겨나면서 포트리스,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2와 같은 시리즈를 하다가 스마트폰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스마트폰 게임을 하기 시작하고 지금도 스마트폰 게임에 머물러 있다.

 

 사실 지금도 PC게임은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게임이고, 요즘에 닌텐도 WII나 플레이스테이션처럼 아직도 게임 패키지를 구매해서 별도의 게임기에 연결해서 즐기는 게임도 많기는 하지만 그런 것을 즐기기에는 시간도 돈도 그다지 여유롭지 못하다.


 그렇게 대부분의 게임시간은 스마트폰 게임으로 향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건만 가끔씩 아내와 같이 영화관을 가거나 주변을 놀러 갈 때 보면 오락실에 있는 게임이 가끔씩 내 발을 붙잡는다. 이제는 오래된 게임이라고 해서 고전게임이라고 불릴 뿐 아니라 가격까지 비싸졌지만 오락실 게임을 하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져 가끔 일부러 오락실 게임(혹은 고전게임)을 찾아서 하기도 한다.


  내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 학교 앞이나 오락실에 가면 꼭 있었던 게임들이었던 킹 오브 파이터, 철권, 1945, 스노 브라더스, 메탈슬러그 등등 정말로 많은 게임들이 나를 반기고 있었다. 다양한 게임만큼 룰도 많았지만 조이스틱과 버튼 4개만 있으면 어떻게든 할 수 있는 재미있는 게임들이었다. 그리고 그 게임들은 반드시 끝판왕이 존재했고, 고수와 하수의 차이란 원코인 클리어를 할 수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서 달려있곤 했었다.  


 그런 오락실 게임이 대중문화였던 과거에 비하면 요즘 게임들은 정말로 입이 떡 벌어질 만큼 발전했다. 게임들의 그래픽도 좋아진 것은 물론이고 게임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도 엄청나게 많아졌다. 그런데 나는 요즘 게임들을 하면서 점점 힘이 드는 것만 같다. 너무 많은 설명과 너무 많은 버튼들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스토리와 스토리를 깨거나 캐릭터의 능력치를 올리기 위해서 필요한 현실의 자산과 같은 것들은 나를 피곤하게 하기 때문이다.

버튼이 너무 많아 무엇을 눌러야 할지 모르겠더라.. [출처: Pixabay로부터 입수된 IO-Images님의 이미지]

 그에 비해서 옛날 게임을 하면 사람의 생김새를 정말 추상적으로 표현했다. 실제와 닮지를 않았으니 나머지 부분은 상상을 해보는 재미가 있다. 또한 게임을 하면 내가 조종하는 캐릭터의 능력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하다. 그리고 캐릭터를 움직이는 힘은 게임오버가 되었을 때 이어하기를 할 수 있는 돈의 여부에 따라서 달라진다. 버튼은 보통 많아야 네 개, 적을 때는 없거나 한 개인 경우도 많다. 그리고 정해진 스토리에 따라서 진행을 하고 결말을 맺는다.


 지금 게임의 기준에서는 참 단순한 구성과 빈약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런 단순한 것이 게임하는 사람에게 편안함과 기쁨을 주기도 한다는 것을 오락실 게임을 하면서 깨닫는다. 어쩌면 스마트폰이나 PC에서 요즘 최신 게임이라고 즐겁게 다운로드하고 있는 나 자신은 즐거울 준비가 아니라 스트레스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본다.


 지금은 게임을 찾기가 어려운 시대가 아니라 내가 재밌는 게임을 찾기가 어려운 시대다. 전자오락이라는 것이 나온 이래로 참 많은 게임들이 나왔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다. 조금 과장해서 이야기하면 인간에는 4대 욕구가 있다고 하는데 게임 욕구를 추가해서 5대 욕구가 있다고 해도 많은 사람들이 동의해줄 것만 같다. 나도 게임을 즐기는 사람으로서 언제나 명심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게임의 본질은 나와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주기 위한 수단으로써 존재한다는 것이다. 절대로 다른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다. 게임으로 인해 주변인들이 불행해진다면 그것 또한 제대로 된 게임의 역할은 아닐 것이다.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이 적용된 게임들이 나오고 있고 게임 아이템을 정말 실제 물건처럼 사고파는 세상이다. 현실과 게임이 점차 모호해지는 세상에서 고전게임들을 찾아보면서 게임의 본질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Pixabay로부터 입수된 DavidRockDesign님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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