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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송이 Jul 27. 2021

눈앞이깜깜하면 꿈이 보인다

 꿈을 대하는 자세

 꽤나 오래전에 나는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쓴 적이 있었다. 예전부터 사람들이 보고 즐거워하는 글을 쓰는 것이 나의 목표였기에 나는 열심히 블로그에 글을 올렸었다. 주로 주재는 게임에 대한 분석과 소감을 쓰는 블로그였었고, 읽는 사람들이 심심하지 않도록 많은 게임 사진들과 장문의 글을 올렸다. 한편을 작성하는데 거의 3~4시간이라는 시간을 들여가면서 작성했었고, 조금씩이지만 나의 블로그에 방문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었다. 사실 나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늦게 깨달았기에 나의 직업은 글과는 거의 전혀 연관이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글을 쓰게 된 것은 나의 글을 많은 사람들이 읽고 즐거워해 주었으면 하는 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블로그의 첫 목표는 재빨리 만 명 정도의 방문자를 만들어 보는 일이었다. 처음 엔느 휴대폰에 블로그 앱까지 다운로드하면서 열정적으로 추진했던 일이었지만 만 명까지 한참 모자란 방문자 수와 끊임없이 게시물을 올려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인해  피곤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결국 내 블로그에는 더 이상 게시물이 올라가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5년쯤 지났을까? 나는 우연히 내 블로그에 다시 들어가 보았다. 그곳에서 나는 그토록 그렸던 방문자만 명이 찍혀있는 모습을 보고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게시물도 더 올리지 않고 몇 년씩이나 방치했던 내 블로그가 5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결국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한 곳이 되었던 것이다. 그 상황은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게시물을 더 올리지 않은 블로그도 5년이라는 시간이 방문자를 만 명을 만들어 주었는데 내가 블로그를 꾸준히 썼다면 과연 만 명을 얼마나 더 빨리 달성할 수 있었을까라는 후회가 들기도 했다. 그리고 블로그를 꾸준히 썼다면 나는 지금쯤 게임뿐만이 아니라 더 재미있는 소재로 글을 쓰고 있지 않았을까?

소소한 행복[출처:Pixabay-kwangbok moon]

 그리고 다시 몇 년이 흘렀다. 그리고 나는 지금 브런치에서 글을 쓰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내 글을 보며 즐거워했으면 좋겠다는 나의 꿈은 10년이라는 긴 시간이 흐른 뒤에야 다시 움직일 준비를 하고 있다. 10년 동안에 내 꿈은 조금밖에 나아가지 못했다. 꿈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다시 반성해본다.


 나는 현실주의자다. 마트에서 가격 때문에 내가 진짜 먹고 싶었던 과자 대신 다른 걸 집는 행동을 자주 했었던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지금 내가 일하는 것 곳이 글 쓰는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곳이라는 점은 그러한 판단을 증명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할 수 없었던 것은 거기서 얻는 이익이 적을 것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판단에서 행동한 결과다. 10년 전 내가 글쓰기를 포기했던 것은 그런 판단에서 이루어졌을 것이다. 결국 돌고 돌아서 다시 글쓰기를 하게 된 지금은 다른 것보다도 후회가 많이 밀려온다. 왜 조금 더 빨리 글쓰기가 내 꿈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을까? 조금 더 빨리 시작할 수는 없었을까?


  현실 때문에 꿈을 포기했다는 말을 주변에서 자주 들어봤다. 하지만 정말 그렇게 꿈을 잊고 사는 것이 가능할까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아내는 아이 때 무엇을 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그렇게 이야기했다. "아이 때 잘하던 일들이 나중에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힘든 상황이 오게 되면 습관처럼 어릴 때 잘하던 행동을 다시 찾게 되니까. 아이 때 좋은 경험과 활동을 시켜야 해." 내가 지금 좋아하고 잘하는 일들이란 결국 어릴 때 내가 했던 것들이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것이다. 꿈도 똑같을 수밖에 없다. 내 꿈이란 결국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들의 결과물 또는 집합체다. 자석의 N극과 S극처럼 내가 생각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끌려가고 마는 대상이다. 다른 꿈을 바뀌지 않는 이상 언젠가 다시 마주치게 될 내 꿈과 현실과의 괴리는 후회만을 남긴다.


 꿈을 이루고 싶어 안달이 났다면 부디 지금 아무리 희망이 없어 보일지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포기하지만 않기를 바란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꿈을 보며 디뎠던 나의 한발 한 발은 조금씩 조금씩 현실과 꿈의 거리를 좁혀갈 것이다. 꿈은 눈을 감을 때 더 잘 보인다. 이것은 현실이 너무 힘들어 눈을 감아도 내가 나아갈 방향을 잘 보도록 배려해 준 신의 선물이다. 부디 내 인생의 끝에서 꿈 때문에 후회가 남지 않기를 바라며 나는 오늘도 내 꿈을 위해서 한 발을 더 내딛는다.

그 아름다운 끝에 닿기를 바라며... [출처:Pixabay-chezbe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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