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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송이 Dec 03. 2021

잃어버린 기억 조각을 찾다

나는 어떤 존재인가?

 최근에 우리 부부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났다. 작고도 약한 존재, 3시간마다 먹을 것을 찾고 대부분의 시간을 잠을 자는 데 사용한다. 아내와 나의 얼굴을 쏙 빼다 박은듯한 이의 움직임을 보고 있으면 수십 년 전 나의 모습도 분명 이와 다르지 않았으리라.

아이가 생김으로 아들은 아버지가 된다.[츌처 - pixabay]

 갓 태어난 나의 모습은 내 인생에서 절대적인 미지의 영역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고작 부모님이 찍어놓은 사진 몇 장과 부모님의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만이  전부다. 그렇기에 내가 나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냐고 자문한다면 무조건 모른다 할 수밖에 없다.


  태어나 나라는 존재를 스스로 자각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렇기에  그전까지 내 모습은 오직 타인, 대부분 부모에 의해서만 기억된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분명히 있었지만 내 머리에 없는 기억을 가지고 산다.


 인지할 수 없는 기억은 나 안에서 왜곡되고 미화되어 하나의 신화나 판타지 된다. 나의 최초를 기억하지 못하는 나는 결국 누구의 도움 없이도 살 수 있다는 특별함, 오만이 가득한 모습으로 삶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나 성장하며 부모가 됨으로써 태초의 기억을 간접 경험해 보는 순간생긴다. 나로부터 아이가 태어나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더 이상 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 특별한 일이 아니라 이 지구에서 루 수 십만 번씩 반복되는 평범한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기억을 완성했다는 것은 가 평범한 존재라는 걸 알게 하는 충격적인 순간이기도 하다.

평범하다는 것은 수많은 것들 중 하나라는 걸 인정하는 것[출처 - pixabay]

 기서 말하는 평범함이 부정적인 의미 아니다. 내가 남과 다르지 않다는 것은 가 속한 동체 관심을 갖게 할 것이고, 범한 일상이 사실은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얻은 소중한 결과임을 자각하게 한다. 결국에는 평범한 들에도 의를 부여할 수 있 능력이 생기는 것이다. 우리의 삶 99퍼센트는 평범한 일이니 평범함이 중요해진다는 건 그만큼 내 삶에 전반적인 만족 높아질 것이다.


 한 아이의 부모가 된 입장에서 이제 남은 일은 다가올 미래에도 평범하고도 행복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우리는 평범하게 태어나 평범함을 사랑하는 존재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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