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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젠젠 Nov 01. 2019

크루즈 세계일주, 첫 번째 배를 소개합니다.


첫 번째 탔던 셀러브리티 컨스틸레이션 크루즈를 소개한다. 크루즈 안에서 의욕적으로 자주 가려고 했지만 생각만큼 가지 못한 곳은 10층의 헬스장이다. 2주간 고작 3번을 운동했을 뿐이다. 그렇지만 바다가 보이는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뛰는 건 색다른 즐거움이다. 온몸에 땀이 흠뻑 젖을 때쯤 고개를 들어 창밖을 보면 푸른 바다가 청량감을 선사한다.


바다를 바라보면 달릴 수 있는 헬스장

그 풍경을 계속 바라보며 다리를 기계적으로 움직이고 있자면 격한 운동으로 인한 몽롱한 기운 덕분인지 바다 위를 직접 뛰는 느낌이다. 정말이지 찰방찰방 내 발이 바다를 누비며 작은 물결을 만들어내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바닷바람을 쐬며 뛰고 싶다면 11층의 야외 트랙을 이용하면 된다. 바다 내음, 바람, 선베드에 누운 사람을 구경하며 배 둘레를 뛸 수 있다. 달리는 사람이 많아서 외롭지 않지만 바람이 거센 날은 몸 균형을 잡기조차 힘들기 때문에 뛰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헬스장 바로 옆에는 바디 마사지와 얼굴 마사지를 제공하는 스파도 있는데 유료인 데다 엄청나게 비싸기 때문에 이용할 일은 없었다.

야외 루프탑의 스크린

루프탑 테라스인 12층에는 스포츠 경기장과 야외 스크린이 있다. 배에서는 승객들이 지루하지 않게끔 매일 매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종종 농구코트를 이용한 농구 대결과 풋살 경기가 이뤄졌고 스크린에서는 하루에 2~3회 정도 영화를 상영했다. 한국에서 천만이라는 놀라운 관객 수를 동원한 ‘보헤미안 랩소디’와 요트를 타고 표류하는 연인의 실화를 다룬 ‘어드리프트’를 여기에서 관람했다.


"배 위에서 표류하는 배 영화를 보여주는 거 조금 고약한 거 아닌가요?"


영화를 보지 않은 내 동행은 그렇게 말했지만. 영화는 너무 아름다웠고 슬펐기 때문에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우리 배에 닥칠 위험은 상상하지 조차 못했다.

밴드가 연주를 하면 자연스레 커플 댄스를 추는 사람들

그러고 보니 내가 자주 가던 장소가 하나 더 있다. 11층 리플렉션바인데 동그란 홀이 있고 천장에는 유리가 부착되어 있어 바 안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 낸다. 그 바는 낮에는 댄스 교실이 열리고 빙고게임의 장이기도 하다가 밤이 되면 클럽으로 변신했는데 나는 춤을 배우러 사람들을 구경하러 자주 드낙거렸다. 크루즈 내부에는 다양한 종류의 바가 곳곳에 위치하는데 그 수를 모두 헤아려 보니 무려 9개나 된다. 하지만 전부 유료이고 싸지 않기 때문에 자주 이용하지는 못했다.

수영장에서 진행되는 게임
저녁 야외 파티가 있던 날 수영장의 모습, 흔들흔들~
야외 수영장 전경
뷔페에는 각종 치즈부터 샐러드, 빵, 인도음식, 서양 음식, 동남아 음식, 피자, 파스타 등이 있다


10층에는 야외 수영장과 실내 수영장이 있고 수영장을 끼고 양 사이드로 월풀 욕조가 있다. 상하이에서 홍콩의 구간까지는 날씨가 흐리고 추워서 야외 수영장은 이용할 수 없었는데 동남아로 접어들면서 수영장과 선베드는 늘 사람들로 북적였다. 야외 수영장이 있는 층에는 부페를 이용할 수 있는 오션뷰 카페가 있어서 밤 늦도록 출출한 배를 책임져 주었다

뷔페는 야외 좌석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기항지에서 밖에 나가 제대로 밥도 못 먹었을 때는 1시까지 열려있는 피자 파스타 섹션에서 늘 허기진 배를 채웠다. 야외 수영장 옆 풀 사이드 그릴에서 바로 바로 소시지와 햄버거 패티를 구워주어 신선한 핫도그와 햄버거와 핫도그를 먹을 수 있었다. 수영을 하다 배가 고플 때 마다 먹는 이 햄버거는 또 어찌나 꿀맛이던지. 실내 수영장 옆에는 아쿠아 스파 카페가 있어서 건강식 스낵을 먹을 수도 있다. 수영과 한잔의 술은 또 떼려야 뗄 수 없지. 씨사이드 풀 바도 이른 시간부터 저녁 늦게 까지 운영되었다.





아이 라운지
면세점에서 열린 조니워커 시음행사

9층에는 우리 캐빈이 있는 방이자 애플 제품을 판매하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아이라운지가 있다. 6층에서 8층까지는 전부 객실이고 5층 엠포리움에는 면세점이 위치해 있다. 화장품 보석 시계 셀러브리티 크루즈의 기념품 술 등을 파는데 나는 술 면세점만을 늘 눈여겨 봤다. 크루즈에서 면세 물품을 살 거면 최대한 늦게 사는 게 좋다 뒤로 갈수록 특가 이벤트를 많이 하기 때문이다.

정찬식당 마르코, 동그란 창으로 해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코스요리를 먹을 수 있다.
살이 살살 찢어지던 양갈비~~

매일 저녁을 행복하게 만들어준 정찬 식당 마르코는 4층과 5층에 걸쳐 위치해 있고 4층과 5층에는 따로 돈을 내고 먹는 스시 식당과 그릴 식당 등 스페셜리티 식당도 드문드문 있다. 정찬 식당에서는 매일 매일 코스 요리를 내오는데 원하는 만큼 시켜도 흔쾌히 내주기에 배가 터질 정도로 먹곤 했다.

뮤지컬 공연
선상 카지노, 나는 슬롯머신만을 가볍게 도전해봤을 뿐이다.

4층과 5층에는 눈과 귀를 호강하게 만드는 쇼를 볼 수 있는 대극장도 있다. 락쇼부터 뮤지컬 아크로바틱쇼 콘서트까지 다양한 쇼가 매일 밤 펼쳐졌다. 매일 매일 포토존이나 식당에서 찍은 사진을 인화해 걸어놓고 파는 포토갤러리는 4층에 내 인생 최초로 도박을 시도한 카지노는 5층에 있다. 셀러브리티 크루즈 동털어 가장 화려하고 분위기 있는 바는 카지노 바로 앞에 있는 마티니 바이다. 바텐더들의 화려한 칵테일쇼와 한껏 옷을 차려 입은 사람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장소이다.

마티니 바

구석구석 모르는 데 없이 내 집처럼 다녔던 친숙했던 셀러브리티 컨스틸레이션에 비해 3박 4일 기간 동안 탄 다음 배 겐팅드림호의 경우에는 커서 전부 돌아다니지도 못했고 끝까지 낯설었다. 배에 정을 붙이고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최소한 일주일에서 이주일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그만큼 헤어지는 것도 힘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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