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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글 Aug 11. 2020

머릿속에 맴돌던 사랑이 마음까지

후원을 시작하게 된 계기

어릴 적부터 나는 후원하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멋있어 보였다. 특히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믿음으로 후원을 하는 사람들을 닮고 싶었다. 그들을 선망하며 몇 번이고 시도하려 해 봤지만 고정적인 수입도 없고 집이 넉넉한 것도 아니라서 늘 생각으로 그치며 아쉬워했다.


그러던 나는 <출근하는 그리스도인에게>, <오늘 더 사랑해>라는 두 권의 책 덕분에 후원을 시작하게 되었다.


<출근하는 그리스도인에게>는 19년도 1월쯤 직장을 다닐 때 읽고 펑펑 울었던 책이다. 책을 읽으며 컴패션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고, 신앙적으로 많은 은혜와 감동을 받아 진지하게 후원을 고민하게 되었다. 그러나 월급을 받는 상태였지만 집으로 돈을 보내고 있던 터라 재정도 마음도 쉬이 열리지 않았었다. 깊은 고민으로 시간을 허비하다 후원을 시작하지 못한 채 퇴사를 해버리고 말았다.


퇴사를 하고 나서도 후원에 대한 생각은 나에게서 떠나질 않았다. 퇴사 후의 나는 마음이 많이 힘겹고 사랑이 결여된 상태였었다. 삶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을 자주 했던 나는 무심코 <오늘 더 사랑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션과 정해영의 아름다운 동행이 기록된 책이었다. 처음에는 믿음의 여정을 걸어 나가는 그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갔고, 삶에서 끊임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내어주는 모습에 푹 빠지게 되었다.

그들은 적지 않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마음으로 아이를 낳고 그들을 기르는 참된 부모였다. 사랑이 넘치는 그 가정의 모습을 엿보며 사랑은 내어줄수록 채워지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을 덮으며 내 마음에도 사랑이 심기길 간절히 기도하는 내가 있었다.


다음번 취직을 하고 정말로 후원해야겠다고 생각했었던 나였지만, 지금 당장 하지 않으면 나중에도 결코 못할 것 같았다. 작년에 그랬던 것처럼


후원 기관 정하기

그런데 작은 난관이 있었다. 컴패션은 타 기관에 비해 높은 후원금액이 책정되어 있었다. 돈을 아까워하지 않으리라 결단하며 실행하기로 마음먹었으면서도 막상 부담이 되었다.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후원할 수 있는 타 기관을 둘러봤지만, 컴패션의 목적이 나의 목적이 되길 원했기에 결국 컴패션을 선택하게 되었다.


컴패션은 한 어린이가 자립 가능한 성인이 될 때까지 전인적(지적, 사회 정서적, 신체적, 영적 영역)으로 양육합니다.


컴패션의 전인적 양육은 아이가 그저 가난에서 벗어날 뿐만 아니라 가정과 지역사회를 변화시킬 기적의 주인공으로 세우는 과정이다.


그저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한 후원도 물론 귀하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겠지만, '우리 삶의 목적은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아닌 하나님을 기뻐하고 닮아가는 것이 아니었나?'는 물음이 마음에 떠올랐다. 내 인생의 목적은 하나님과 동행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누리는 것이면서, 내가 후원하는 아이는 그저 잘 먹고 잘 자라기만 원한다는 것은 모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사랑하기로 작정한 아이에게 내게 가장 귀한 것을 내어주어야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 가장 귀한 하나님을 그 아이도 알기를 원했다. 그렇게 했을 때에 진정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후원 아이 정하기

그런데... 어떤 아이를 후원해야 할 지에 대한 선택이 또 한 번 나를 발목 잡았다. 컴패션 홈페이지에는 후원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너무 많았다. 하나같이 사랑을 주고 싶은 사랑스러운 모습이었다. 도저히 고를 수 없었던 나는 짧게 기도했다.


"오늘 날짜에 태어난 아이가 있으면 따지지 않고 바로 후원할게요!" 그리고 스크롤을 내리고 또 내렸는데 2월 5일 태어난 아이가 있었다!


귀한 마음을 품은 날에 생일이었던 아이 '파비앙'에게 신기하리만큼 마음이 향할 수 있었다. 내 작은 기도에 응답해주신 하나님께 참 감사했다.


자유해진 마음

나는 어릴 적부터 돈에 정말 정말 약한 사람이었다. 평생 기도제목이 돈에 얽매이지 않는 것, 돈의 노예가 되지 않는 것이었으나 평생 자유하지 못했다. 내게는 큰 결단이었던 작은 걸음을 걷게 하신 것은 주님께서 나를 불쌍히 여기신 까닭이라고 생각한다. 내 마음에 소원한 대로 한 발자국 걸었을 뿐인데, 전부를 얻은 것 같아 기쁘다.


아직 한 아이밖에 후원할 수 없어서 많이 아쉽지만, 주님께서는 내가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앞으로도 나를 베풀게 하실 것을 믿는다.



사랑을 전하고 싶은 마음을 생각으로만 품고 있기에 시간은 참으로 빠르게 흐르고 우리의 생은 참으로 짧다

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나눌 수 있을 때 나누는 것,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구나. 앞으로도 차근차근 얽매인 것들에게서 멀어지고, 예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


나의 기도

사랑은 내어주어야 사랑임을 경험으로 알게 해 주셔서 참 감사해요. 내 아이 파비앙이 스스로 자립할 때까지 아이를 포기하지 않을 수 있도록, 늘 주님의 사랑을 내 안에 가득 채우며 살아가게 해 주세요.


또 하나님, 머릿속에 맴돌던 사랑을 마음까지 내려오게 해 주셔서 감사해요. 왜 일을 해야 하는지, 왜 돈을 벌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하나님은 제 작은 탄식까지 응답하시는 신실한 분이세요. 더 많은 아이들을 사랑하며 품을 수 있도록 제 마음과 재정을 확장시켜주세요!


너는 말 못 하는 자와 모든 고독한 자의 송사를 위하여 입을 열지니라
너는 입을 열어 공의로 재판하여 곤고한 자와 궁핍한 자를 신원할지니라
(잠언 3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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