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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글 Jul 17. 2020

Love me more

나를 더 사랑해주세요 or 나를 더 사랑하자

퇴사한 회사 동료 직원분들의 마지막은 나를 직접적으로 도와주기보다 한걸음 물러서서 내 행동을 교정하길 바랬던 사람들로 기억된다. 가끔 그분들이 떠오를 때면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무섭게 느껴지는 기분이 들었었다. 시간이 흐르고 딱딱했던 마음을 정리하며 나와 그분들의 입장을 바꾸어 보았다. 나라도 그분들과 다를 것 없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고, 몰래 원망했던 마음이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그러고 보면 회사를 다니는 동안 내가 원했던 만큼 사랑받지 못해서 힘들었던 것이 아니었다. 


사회초년생으로 일도 미숙하고 답답했을 나에게 격려와 칭찬과 위로를 아끼지 않았던 분들을 왜곡했었구나. 적어도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다른 분들께 사랑을 알게 모를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니 떠나는 발걸음이 무거웠나 보다. 두려움과 힘듦에 아쉬움이 가려져서 나는 슬프고 아픈 것들만 기억했었나 보다.


내 마음에 스치듯 지나갔던 문구 'Love me more'은 나를 더 사랑해주세요, 또는 나를 더 사랑하자- 라는 두 가지 의미로 해석이 된다. 나는 나를 사랑하고 싶어 했지만, 많은 시간 사랑받기 위해서 더욱 노력했던 사람이었다. 노력으로 인함인지 좋은 분들을 만난 이유인지 나는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누리지 못했다.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면 타인의 사랑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이구나.




많은 사랑을 받아도 부족함을 느꼈던 나는 요즘 마음을 받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받은 마음을 정리하며 누리기 위해 노력 중에 있다. 나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내게 사랑을 주는 가족들, 마음이 다 열리지 않아서 연락을 피하는 데도 계속해서 내게 연락해 주는 고마운 사람들.


퇴사 후에 새로운 삶을 준비하며 미안함과 고마움의 감정의 소용돌이를 거치는 요즘. 끊어지지 않는 무거운 마음을 지난날에 남겨두고, 사랑의 다양한 해석을 적용하기 위해 한 걸음 길을 떠난다. 사랑을 한 가지 의미로만 품고 살아가기엔 내 삶이 너무 아깝고 아쉬울 것 같아서




" Love me more "


나를 더 사랑해 주세요.

나를 더 사랑하자,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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