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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글 Feb 03. 2021

숨 쉬기가 어려울 때

잠시 멈춰 서서 숨 고르기


자기비판

    나는 시작한 일을 꾸준히 이어나가지 못하는 것 같다. 대표적으로 작년에 시작한 유튜브가 그렇다. 영상을 편집하고 싶어서, 하루가 소비되는 기분이 싫어서, 또 가능하다면 하나님의 사랑을 전할 수 있을까 싶어서, 이런저런 이유로 시작한 일이었는데 처음엔 즐겁고 희망찼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어렵고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살아오는 동안 끝맺지 못한 일이 너무도 많았다. 내가 나를 평가할 때 최하점의 점수를 받는 영역이다. 성실하지 못하다며 스스로를 책망하는 탓에 어떤 식으로든 시작한 일은 모두 숙제처럼 느껴졌다. 가볍게 시작한 취미생활부터 굳게 결단한 자기 계발의 영역까지. 나는 항상 무언갈 생산해야 하는 강박과 누군가에게 인정받아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 사람처럼 살아왔다. 첫 마음을 어딘가에 두고 온 사람처럼.

내게 즐거움과 부담감이 동시에 주어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고민해보면 늘 나의 욕심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취미생활을 온전히 취미생활로 두지 못하고 돈을 버는 수단이나 남들에게 더 많이 인정받고 싶은 마음들이 나의 첫 마음을 가려서 자꾸만 괴롭고 더 나아가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세운 계획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을 때 밀려오는 자기비판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숨 고르기

    오늘은 잠시 숨을 고르고 내 모습을 돌아본다. 마음에 많은 것을 품고, 갈망하며 지쳐가는 사람이 보인다. 내게 가장 중요했던 첫 마음이 작아진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구나. 소중한 첫 약속에 마음을 쏟을 여유가 없었구나. 초심을 잊어버리고, 순간을 흘려보내기만 했었네. 다급할 일은 없었는데도. 누리지 못하고 괴로워했던 날들이었다.

'지치고 괴로웠던 그 모든 시간이 다 나에게 유익했음을 믿노라'라고 믿음의 고백을 무심코 내뱉어본다. 부족한 믿음을 핑계로 도망가지 않고서, 당신이 도우실 것을 믿고서 선포해본다. 당신의 시선으로 나를 볼 때면 나는 언제나 다음 걸음을 생각할 수 있기에.


그러니 앞으로의 걸음은

    무언가에 어려움과 어지럼증을 느낄 때 반사적으로 염려하지 않고 당신의 도우심을 확신하기로 하자. 욕심을 버려야겠단 목표 또한 나를 얽맬 수 있기에 그런 규칙도 내려놓고 말이다.

그저 나에게 가장 선한 것만 주시는 당신을 바라보길 원한다. 고통도 기쁨도 나의 시선이 아닌 당신의 시선으로. 매일 잠에서 깨어날 때, 당신의 임재를 의식하며 하루를 시작하길- 그러한 작은 순간들이 차곡차곡 모이는 상상을 한다. 삶은 유한하나 감사와 행복은 무한할 수 있다.

그러다 또 어느 날, 숨 쉬기가 답답할 때면 목을 뒤로 끝까지 젖히고 숨을 크게 들이쉬고서 눈을 감아야겠다. 내 목소리만 울리는 조용한 공간으로 가서, 마음으로 글을 적어 당신과 깊은 대화를 나눌 것이다. 당신은 또 내게 모든 것이 유익했음을 알려주실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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