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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느네 May 05. 2024

12. 사울

죄와 제사

 사사 사무엘     


삼손 사건 이후에도 이스라엘은 여전히 죄의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그 벌로 이스라엘은 블레셋 나라의 괴롭힘을 계속 받았습니다. 하나님은 ‘사무엘’이라는 사람을 사사로 세웠습니다. 사사는 주로 군대 지휘관 역할을 맡았지만, 사무엘은 특이하게 제사장과 선지자 역할을 맡았습니다. 선지자는 하나님의 말을 대신 전하는 사람입니다. 예전 사사들은 자기 가문의 지역만 다스렸으나 사사 사무엘은 이스라엘 전 지역을 다스렸습니다. 사무엘은 이스라엘 모든 곳의 우상 숭배를 금지했고 백성은 그 지시에 따랐습니다. 그러자 하나님의 도움으로 블레셋 군대가 물러나고 이스라엘에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사무엘이 이스라엘 전체 지도자로 있을 때 나라가 매우 안정되었기에 백성은 임시 지도자 사사가 아닌 계속 자기들을 이끌어 줄 왕 같은 지도자를 원했습니다. 왕은 지금 왕이 다음 왕을 결정하므로 지도자를 계속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백성의 이러한 요구를 들어주었습니다.        

  

사랑의 사람, 사울     


이스라엘에 잘생기고 키 큰 ‘사울’이란 사람이 있었습니다. 사울은 부모가 시킨 일을 성실하게 대하면서 부모를 공경하는 사람이었고, 자기 하인의 의견이라도 잘 들어주는 친절한 사람이었으며, 어려운 문제가 생길 때 하나님을 의지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사울은 하나님과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사울을 이스라엘 왕으로 정했습니다. 사무엘은 이스라엘 백성을 모두 모아 사울을 이스라엘 왕으로 발표했습니다. 백성은 키 크고 늠름한 사울 왕을 환영했습니다. 그러나 사울은 왕으로서 뚜렷한 업적이 없어 모든 백성에게 진정한 왕으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사울은 신하도 없고 왕궁도 없는 빈 껍데기 왕이었습니다.

어느 날 암몬이라는 나라가 이스라엘을 공격했습니다. 그 소식을 들은 사울은 하나님의 영, ‘성령’을 받았습니다. 성령은 여러 가지로 설명될 수 있지만 일단 하나님의 능력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사울은 하나님의 능력을 받고 왕으로서 군대를 만들었습니다. 사울은 앞장서서 암몬과 싸워 이겼습니다. 큰 업적을 세운 사울은 이스라엘 모든 백성에게 진정한 왕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사울 왕과 제사     


사울 왕은 블레셋 나라와 전쟁을 하게 되었습니다. 블레셋은 큰 군대를 이스라엘에 보냈습니다. 엄청난 블레셋 군대를 본 이스라엘 군대는 무서워 떨었습니다. 사울은 사기가 떨어진 군대와 함께 사무엘을 기다렸습니다. 아무래도 사울은 ‘이스라엘 군대에 사무엘이 직접 가서 하나님에게 제사할 것’이라는 하나님의 특별 명령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사무엘의 도착이 계속 늦어지자 군대 사기는 더욱 떨어졌고 도망치는 군인까지 생겼습니다. 사울은 하나님에게 제사하는 모습을 이스라엘 군대가 보면 사기가 오를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결국 사울은 사무엘을 끝까지 기다리지 않고 혼자서 제사를 지냈습니다.

사울은 불리한 상황을 해결하려고 하나님 명령을 어기는 죄를 지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에게 죄짓는 것보다 자기 군대의 사기가 떨어지는 것을 더 두려워했습니다. 문제 해결 도구로 제사를 사용했던 사울은 하나님에게 순종하는 것보다 제사를 더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사울의 잘못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사울의 아들 ‘요나단’의 용기 있는 활약과 하나님의 도움으로 블레셋을 몰아냈습니다.     

사울 왕은 아말렉 민족과도 전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말렉 민족은 이스라엘 남쪽 부근을 떠도는 무리였습니다. 사무엘은 ‘아말렉의 모든 것을 없앨 것’이라는 하나님의 특별 명령을 사울에게 전했습니다. 사울은 아말렉과의 전쟁에서 이겼습니다. 그런데 사울은 아말렉의 좋은 물건을 챙기고 왕을 포로로 삼았습니다.

사울은 욕심 때문에 하나님 명령을 어기는 죄를 저질렀습니다. 사무엘은 이런 사울을 꾸짖었습니다. 사울은 하나님에게 정성껏 제사 지내려고 좋은 것을 남겼다고 대답했습니다. 사울은 자기 죄를 감추려고 제사를 핑계로 댔습니다. 사울은 이번에도 문제 해결 도구로 제사를 사용하려 했습니다. 사무엘은 사울에게 순종이 제사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나으니. <사무엘상 15장, 사무엘이 사울에게 한 말>


원래 제사는 가인과 아벨 시대에 시작된 일로 하나님에게 감사를 드리는 표현 방법이었습니다. 모세 시대에 하나님은 죄를 없애는 ‘속죄’의 기능을 제사에 추가했습니다. 그렇다고 제사가 모든 죄를 없애 주지는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살인한 사람이 제사를 지냈다고 해서 살인죄가 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이 제사에 죄를 없애는 기능을 넣은 이유는 마음껏 죄를 저지르고 제사로 대신하라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일부러 지은 죄가 아니라면 자신의 죽음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자기 죄를 책임질 수 있게 하나님이 배려한 일이었습니다. 제사를 지내는 사람은 자기 죄를 뉘우치고 앞으로 죄짓는 일을 조심하는, ‘회개’를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사울은 제사를 통해 감사나 회개가 아닌 자신의 문제해결을 하려고 했습니다. 하나님이 마련해 준 제사를 옳지 않게 쓴 것이었습니다.

사울은 뒤늦게라도 용서를 구하고 남겨둔 재물을 없애면서 하나님 명령을 따랐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결국 사무엘이 사울의 잘못을 대신 바로잡았습니다. 이 일로 사울은 이스라엘 왕에서 물러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사울은 왕을 그만두지 않았습니다.      


제사를 만병통치약처럼 여겼던 사울은 하나님을 무시하면서 하나님에게 드리는 제사를 의지했습니다. 왕의 이러한 잘못된 행동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나쁜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백성에게 왕은 특별하고 대단한 사람이므로 백성은 왕을 따라가기 쉽습니다. 그로 인해 왕이 죄를 자주 저지르면 백성도 왕을 따라 계속 죄짓게 되므로 그 나라에 죄가 빠르게 퍼집니다. 역사적으로 죄에 물든 나라는 항상 멸망했습니다. 그만큼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하며, 지도자가 백성을 은혜의 길로 이끌지 못할 수는 있어도 죄의 길로 이끌어선 안 됩니다. 

사울은 처음에는 선한 사람이었으나 왕 노릇을 하면서 교만하고 죄짓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왕으로서 그는 이스라엘과 그 백성을 제사장 나라와 거룩한 백성으로 이끌지 못하고 오히려 무능한 나라와 죄짓는 백성으로 이끌었습니다. 훗날 사울의 이스라엘은 블레셋에게 망하게 됩니다.


사울이 일부러 나라를 망치려고 죄지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지도자가 나라를 망칠 생각이 전혀 없었어도 나라와 백성이 망하게 되었다면 그 지도자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사울은 하나님에게 자기 죄를 회개해야 했습니다. 백성에게 그들을 죄짓게 이끈 잘못을 사과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책임을 져야 했습니다. 하지만 사울은 회개하지도 사과하지도 않았습니다. 죄의 길에서 돌이키지 않고 계속 그 길을 갔습니다.      

백성의 지도자가 되는 것은 자기 자신에게도 자기 가문에게도 매우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지도자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했을 때는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을 위험에 빠뜨리게 됩니다. 이것은 직장과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가 직장에서 높은 사람으로 올라가는 것은 기쁜 일이겠지만 그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면 직장에 큰 손해를 끼치거나 직장과 여러 직원이 위태로워질 수 있습니다. 높은 사람,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보다 그 자리를 감당하는 실력을 먼저 갖추는 일에 더욱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제사는 사람이 죄의 길을 갔을 때 죽음의 벌을 받지 않고 은혜의 길로 돌이킬 수 있게 해 주는 기회였습니다. 하나님이 사람을 사랑했기에 만들어 준 그 기회를 꼼수나 죄짓는 일에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준 사랑을 무례함으로 갚는 일입니다. 우리는 얕은꾀를 부리며 살기보다 진실하게 살면서 죄의 길로 가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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