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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느네 May 04. 2024

11. 룻

외국인 조상

며느리 룻 


사사 시대 이스라엘에 큰 가뭄이 들었습니다. 이스라엘의 ‘나오미’라는 여자는 남편과 두 아들과 함께 ‘모압’이라는 나라로 이주했습니다. 모압은 이스라엘 바로 동쪽에 있는 나라입니다. 그곳에서 두 아들은 외국인 모압 여자와 결혼했습니다. 그 여자 중 한 명의 이름이 ‘룻’이었습니다.

나오미는 모압에서 10년을 살았습니다. 그동안 남편과 두 아들이 죽었습니다. 함께 이주했던 가족을 모두 잃은 나오미는 사실상 이민 생활에 실패했습니다. 나오미는 이스라엘에 풍년이 들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더 이상 외국에서 생활할 이유가 없는 나오미는 풍년이 든 이스라엘로 돌아가려 했습니다. 나오미는 두 며느리에게 자기 고향 집으로 돌아가 새 출발을 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며느리 룻은 나오미를 따라가 하나님을 섬기며 함께 살기로 결심했습니다.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룻기 1장, 룻의 결심>


이스라엘 백성은 자신들만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기에 외국인을 무시할 때가 많았습니다. 외국인 룻이 이스라엘에 들어가 사는 것은 환영받을 만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며느리 혼자서 나이 들고 가난한 시어머니를 돌보며 사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밝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나오미와 룻은 함께 이스라엘로 갔습니다.          


사랑과 착함     


그 당시 이스라엘에는 고아나 과부처럼 어려운 사람을 위해 추수할 때 땅에 곡식을 조금씩 떨어뜨리는 전통이 있었습니다. 도움을 주는 사람은 상대방에게 일하라고 강요하지 않으면서 비교적 적은 곡식을 주기에 부담이 적습니다. 도움을 받는 사람도 많은 양은 아니지만 거저 받지 않고 스스로 일하면서 곡식을 얻기에 부담이 적습니다. 어려운 사람을 도우며 사랑을 나누는 일은 큰 도움을 주고받는 것도 좋지만, 이처럼 작은 도움을 주고받는 것이 더 좋을 때가 많습니다. 사랑을 주고받는 일은 어렵게 하기보다 쉽게 해야 그 일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룻은 ‘보아스’라는 남자의 밭에서 떨어진 곡식을 주우면서 생활했습니다. 보아스는 자기 일꾼에게 축복의 인사를 건네는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보아스는 착한 여자 룻의 이야기를 듣고 룻을 만나 축복하고 위로했습니다. 보아스는 룻이 안전하게 곡식을 얻게 도왔습니다.

나중에 보아스는 룻을 아내로 맞았습니다. 훗날 보아스 가문에서 다윗이 나오고, 또 그 다윗의 후손 중에서 예수님이 나오게 됩니다.

외국인을 좋아하지 않는 이스라엘에서 다윗 왕이나 예수님의 조상 중에 외국인이 있었다는 사실은 딱히 기록하고 싶지 않은 내용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성경은 외국인 룻에 대한 이야기를 감추지 않고 당당하게 드러냈습니다. 사람이 볼 때는 이스라엘 사람과 외국인은 서로 다른 사람이지만, 하나님이 볼 때는 모두 다 하나님의 자녀일 뿐입니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주거나 괜찮은 사람으로 인정받으려면 무언가 내세울 만한 자랑거리나 상대방을 끌어들일 만한 매력이 있어야 합니다. 외모가 뛰어난다든가, 돈이 많다든가, 지식이 풍부하다든가, 자기편을 잘 만든다든가 등등 자기만의 잘하는 부분이 있어야 합니다. 어린아이일 때는 그 존재만으로도 가치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지만, 성인이 된 후에는 아무것도 내세울 것 없는 사람이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기는 어렵습니다.

룻은 특별한 재주가 있거나 대단한 업적을 이룬 사람이 아닙니다. 성경에서 소개하는 룻은 ‘하나님과 가족을 사랑한 사람’, ‘착한 사람’이 고작입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도 룻이 좋은 사람을 얻고 하나님의 큰 은혜를 받을 자격은 충분했습니다.

외모, 돈, 지식, 정치력은 노력한다고 무조건 얻는 것이 아니기에 이것들을 자기 매력으로 만드는 일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사랑’과 ‘착함’은 이런 것들에 비해 상당히 할 만한 일입니다. 사랑은 하나님 은혜를 듬뿍 받는 좋은 이유가 되며, 착함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좋은 매력이 됩니다. 이 두 가지가 합쳐지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집니다. 여기서 사랑은 룻처럼 희생하는 것이라기보다 진심으로 사람을 사랑하는 것으로 생각해야 좋습니다.

자기 매력이 부족하다고 실망하지 말고 착한 사람, 사랑의 사람으로 생활하면서 사람에게 인정받고 하나님에게 축복받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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