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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로 Oct 23. 2024

‘ADVERTAINMENT 시대를 사는 프리미엄 브랜드

광고에서 소통으로, 새로운 마케팅 시대에 적응하는 프리미엄 브랜드.

프리미엄 브랜드는 도도함이 매력입니다. ‘없어 보이고 모양 빠지는’ 일은 안 하려고 한달까요.


소비자를 졸졸 쫓아다니거나 하지 않습니다. 그들을 리드합니다. 브랜드의 신화, 세계관, 캐릭터에 매료되게끔 하여 브랜드의 세계 안으로 초대하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전통적인 의미의 광고(TV, 잡지, 전광판 등)가 관심과 매출을 좌지우지하던 시대는 프리미엄 브랜드와 잘 어울렸습니다.


TV 화면 속, 매거진 화보 속, 거리의 전광판 안에서 자신의 모습을 매혹적으로 내비치고 매력적인 스토리를 풀어내는 프리미엄 브랜드는 아름답습니다. 기존 광고의 특징인 일방적이고 거리감 있는 소비자와의 소통이 오히려 경외감을 불러일으키고 신비로운 느낌을 더해주죠.



그러나 이제 광고는 그 힘이 무척 약해졌습니다.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발전, 스트리밍 서비스, 광고 블록 기능 및 서비스 등이 주원인입니다.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수많은 볼거리, 취해야 할 정보들이 몰아치면서 시대는 점점 소비자의 주의를 산만하게 합니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제 온라인에서 인간의 집중력은 3~5초 정도입니다. 금붕어의 집중력이 9초인데 말입니다.



시대의 흐름에 맞는 새로운 마케팅 방법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광고 역시 변화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일방적인 이야기는 시선을 끌지 못합니다. 소비자와의 적극적인 소통이 점점 더 중요해 집니다.


그리하여 광고와 엔터테인먼트의 중간 지점이 등장했습니다. “Advertainment (애드버테인먼트)” 혹은 “Branded Entertainment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라 불리며 새롭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지요.


소비자와의 적극적인 대화를 특징으로 가집니다. 브랜드와 상품을 멋지게 보여주는 것을 넘어, 소비자가 동경하고 추구하는 가치에 맞는 이야기나 흥미로운 볼거리를 공유하여 공감을 끌어내는 것입니다.



고고하게 자신의 세계를 속삭이던 프리미엄 브랜드에게는 당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소비자를 강하게 리드하는 존재로서의 자아가 강하기 때문에, 소통이 영 어색합니다. 사회생활로 비유하자면, “너 내가 누군지 알아?”를 외치고 다니는 진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죠.



변화하는 시대에 잘 적응해 나가는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많지만, 과정에 진통을 겪는 브랜드들도 숱하게 목격됩니다. 특히 역사가 있는 럭셔리 브랜드들이 보수성 때문에 고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발망, 생 로랑, 버버리 등 다수의 럭셔리 패션 브랜드들이 비슷한 시점에 전부 젊은 층을 겨냥하여 로고를 굵은 산세리프체로 엇비슷하게 바꾼 적이 있었습니다.


MZ 세대에 어필하고 디지털 플랫폼에서의 가독성을 살리기 위한 시도였으나 서로가 서로를 베끼는, 브랜드 헤리티지를 저버린 행동에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죠. 결국 버버리는 작년에 다시 브랜드의 정체성을 살린 로고로 리브랜드 했고 호평을 받았습니다. 저 역시 현명한 선택을 응원하고 있고요.


브랜드 가치에 프리미엄이 붙은 이유를 잊고, 다른 수익성 좋아 보이는 트렌디한 브랜드를 무작정 따라 하는 것은 정말 근시안적인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10년 차 피아니스트가 갑자기 디제이가 되려고 하면, 당장 주목은 받을지 몰라도 10년 차 디제이를 이길 확률은 희박합니다.

비슷한 굵은 산세리프체로 로고를 바꾼 럭셔리 패션 브랜드 예시 (출처: 웹 검색)


버버리 로고 변천사 (왼쪽에서 오른쪽) (출처: 웹 검색)


프리미엄 브랜드가 진상으로 남지 않고 새 시대에 잘 올라타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브랜드에 맞는 맞춤형 전략과 창의적인 접근입니다.



일반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는 전략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1) 콘텐츠 플랫폼 활용: 소셜 플랫폼에 브랜드와 관련된 군것질거리가 될 만한 콘텐츠를 올리는 것은 당연히 중요합니다. 그 외에도 넷플릭스나 유튜브 같은 롱폼 플랫폼에 다큐멘터리나 오리지널 시리즈를 제작하여 깊이 있고 흥미롭게 브랜드를 알리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2) 인간적인 스토리텔링: 제품이나 서비스에 인간적이고 감성적인 요소를 더함으로써 소비자와의 감정적 연결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가 그들의 차를 홍보할 때,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자유를 향한 여정’의 일부임을 강조하는 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겠지요.


3) 협업과 파트너십: 예술, 음악, 패션 등 다른 프리미엄 산업과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가 새로운 관객에게 다가가고 그들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유명 디자이너와의 콜라보로 한정판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좋은 예입니다.


4) 사회적 가치 창출: 사회적 책임을 담은 이니셔티브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긍정적인 브랜드의 사회적 이미지를 쌓고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비약적 속도로 발전 중인 AI 기술을 적용해 볼 수 있는 전략의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개인화된 콘텐츠 제작: 사용자의 선호, 행동, 감정, 과거 구매 내역을 분석하여 맞춤형 광고나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고객이 과거에 관심을 보였던 제품에 기반한 독창적이고 개인적인 스토리를 생성하여 제공하는 방식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2) 챗봇과 가상 어시스턴트: 고객과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만약 제로 챗봇이 생긴다면, 제 콘텐츠를 소비하고 (런치하게 될) 코칭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에 더해 24/7 가상 제로를 소환하여 소통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제로의 가상 어시스턴트가 생긴다면 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있어 문제점이나 궁금한 점이 있을 때 24/7 연락이 가능할 테고요.



광고에 한정 지을 것도 없이, 브랜드 마케팅에 중요한 모든 것이 오락형, 맞춤형, 소통형으로 바뀌고 있는 세상입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일방적으로 내 이야기를 전하는 방식, 일방적으로 주입되는 것을 소비하는 방식, 주어진 옵션 중에 원하는 것을 고르는 방식에 우리는 익숙합니다.


그러나 시대는 쌍방향 소통을 통해 맞춤형 제안과 답안이 나오는 세상을 원합니다.


그렇다고 브랜드가 송두리째 바뀌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럴 때일수록 중심을 바로 잡고, 나/기업의 브랜드가 추구해 온 가치와 본질적인 존재 이유, 팬들이 사랑해 주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잊지 마셔야 합니다.


따지고 보면 이전과 지금의 차이점은 단 하나입니다.


만일 여러분의 브랜드가 선두에서 고객들을 끌고 가는 리더였다면, 이제는 모두를 포용하고 같은 눈높이에서 심도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태도만 바꾸면 되는 것입니다. 생각보다 간단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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