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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로 Oct 25. 2024

브랜드 헤리티지, 시공간을 지배하는 브랜드

긴 역사와 전통을 가진 브랜드가 새로운 시대에 살아남는 비결.

알려진 큰 브랜드들 몇몇이서만 경쟁하던 좋은 시절은 예전에 끝났습니다. 매분 새로운 브랜드가 생겨나고 있고, 대기업 못지않은, 오히려 더 많은 도구들과 신기술을 사용해 브랜드를 키워나갈 수 있게 되었죠. AI와 함께 이는 더욱 가속화될 것입니다.


S&P 500에 속한 기업들의 평균 수명은 1964년 33년에서 2016년 24년으로 감소했습니다. 전문가들은 2027년엔 12년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이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혁신하고 적응해야 하는 오늘날 비즈니스 환경의 역동적인 특성을 반영합니다.


이런 세상이니 어디서 왔는지 근본도 알 수 없는 신생 브랜드가 엄청난 매출을 올리는 동안 긴 역사와 전통을 가진 브랜드들은 우왕좌왕 당황합니다. 손가락만 빨며 지켜보다 먼지가 되어 사라질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S&P 500 지수에 포함된 기업의 평균 수명


예전에도 한 번 제가 사례와 함께 강조한 적이 있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고 패닉해서 트렌디하고 잘 나가는 브랜드를 무작정 따라 하는 건 오히려 더 빨리 폭망하는 길이라고요.


사업을 해본 사람들은 모두 이야기합니다. 5년, 10년 이상 무너지지 않고 계속해서 한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말입니다.


소위 말하는 ‘성공’한 사람들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하루하루가 쌓여 만들어지는 복리효과가 성공에 이르게 하니 포기하지 말고 시간을 쌓으라고.


모두에게 공평한 시간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브랜드의 최종병기입니다.


점점 갖기 어려워지는 시간을 손에 넣기 위해 온갖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하는 슈퍼스타 신생 브랜드를 상대하면서, 이미 잔뜩 가지고 있는 시간을 버리는 것이 말이 되나요.

코카콜라는 한 세기를 훌쩍 넘긴 세월 동안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레드와 화이트의 브랜드 컬러와 로고가 둘러진 매력적인 패키지 속에 든 것은 몸에 좋지도 않은 정체불명의 설탕 덩어리입니다 (무엇이 대체제인지 자세히 알고 싶지 않은 무가당 옵션도 있고요).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는 브랜드가 주목받는 시대, 코카콜라는 어째서 계속해서 건재할까요? 긴 세월 변하지 않은 브랜드 비주얼, 맛, 그리고 한결같이 전달한 행복, 긍정, 즐거움을 담은 메시지가 소비자들의 삶에 녹아있기 때문입니다.


1985년에 코카콜라는 펩시에 대항하기 위해 “New Coke”이라는 새로운 맛의 콜라를 내놓은 적이 있었습니다. 대중의 분노와 함께 엄청난 실패로 이어졌지요.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Coca Cola Classic”이라는 이름으로 예전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우리의 지난 추억에 코카콜라는 함께합니다. 계속 그 추억 속의 맛을 떠올립니다. 브랜드의 레드와 하얀 로고를 보면 반갑습니다. 경쟁 브랜드 펩시의 계속되는 공격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브랜드 이미지와 함께 코카콜라는 1인자의 자리를 놓치지 않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계속해서 코카콜라를 마십니다. 우리에게 그러라고 강요하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그러나 소비자와의 추억이 있다고 해서 모든 브랜드가 코카콜라처럼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시대가 원하는 부분을 충족시켜주지 못하면 아무래도 뒤쳐지게 됩니다.


브랜드 헤리티지를 유지하면서 브랜드를 시대에 맞게 진화시키는 데 성공한 멋진 예로 레고가 있습니다. 브랜드 메시지의 전환이 교과서 수준입니다.

원래 레고는 브랜드의 역사와 제품의 물리적인 특성에 초점을 맞춘 브랜드 전략을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역사와 전통을 담은 조그만 플라스틱 블록들이 어떤 굉장한 시스템인지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지요.


하지만 자극적인 걸 좋아하게 된 아이들과 신진 교육 방법을 찾는 부모들에게, 고루하게 한 땀 한 땀 조립하는 레고 블록의 시스템이라는 것이 흥미롭기는 어려웠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레고는 형체가 없는 것을 팔기 시작합니다.


레고는 브랜드의 진정한 가치가 플라스틱 블록 제품이 아닌 창의력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능력에 있다는 것을 이해했습니다. 레고 블록을 이용해 건축하는 것은 창의성과 상상력, 무한한 가능성을 의미하며, 이는 아이들에게 중요한 가치이자 모든 세대와 연령대에 공감되는 요소입니다.


그 이해를 바탕으로, 블록이 창의력과 상상력을 어떻게 불러일으키는지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브랜드 메시지를 전환하게 되었죠.


이 같은 리포지셔닝은 무형의 디지털 및 인터랙티브 경험이 지배하는 시대에 브랜드를 훌륭히 안착시킵니다. 모두가 원하고 공감하는 근본적인 인간의 가치에 중점을 두고, 물리적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3차 산업의 가치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꿈, 희망, 자유 그리고 추억을 파는 시대입니다. 과거와 미래를 이용해 현재의 소비자를 설득하고 매료시킵니다.


미래는 아직 가질 수 없는 환상이지만 과거는 손에 넣을 수 있는 자산입니다.

여러분의 브랜드 역사가 짧든 길든 간에, 과거에 조금이라도 이루어낸 것들이 있다면 섣불리 전부 버리지 말아요.


고루한 이야기, 뻔하고 지루한 경험을 파는 것만 피하면 됩니다.

제가 이제 다 싫다며 브랜딩 때려쳤으면 어쩔 뻔했어요. 이 글 못 읽으셨다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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