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을 브랜딩 자원으로 활용한 영국의 사례를 분석합니다.
지난주에 런던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행 중 짐을 늘리는 걸 정말 좋아하지 않아서 쇼핑을 잘 안 합니다. 그럼에도 두 가지는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해리 포터의 마법 지팡이와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ORB 목걸이.
해리포터의 팬이자 비비안 웨스트우드라는 영국의 패션 브랜드를 동경하게 하는 일본 만화 ‘NANA’의 팬으로서, 사실 좀 의아한 것입니다. 어째서 이제서야 런던에 처음으로 방문하게 된 것인지.
심지어 초등학교 때는 매일같이 도서관에서 셜록 홈즈와 괴도 루팡 전집을 읽기도 했고, 제 중2병 시절을 수놓았던 브릿팝 밴드들도 한 수레가 있습니다. 백 번쯤 돌려본 영화, “Love Actually”도 영국 영화였죠.
영국의 팬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영국 문화에 푹 빠져 자랐습니다.
그러니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영국에 대해 이상하리만치 많이 알고 있었고, 여행 내내 ‘미지의 세계’라는 설렘보다는 ‘덕후 투어’에 대한 설렘이 훨씬 강렬했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보통의 여행보다 각별한 경험을 하게 되어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영국이 자국 문화의 팬덤을 강력한 브랜딩 도구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팬덤 문화를 활용한 훌륭한 브랜딩이지요.
영국은 자국의 문화적 아이콘의 팬덤을 전략적으로 브랜딩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예로 든 해리 포터 등의 글로벌 콘텐츠가 영국 문화와 브랜드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강력한 자원이 되었듯 이요.
팬덤을 활용한 영국의 브랜드 전략을 세 가지 요소로 나누어 분석해 보겠습니다.
1)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팬덤 문화: 해리 포터와 셜록 홈즈 같은 캐릭터들은 이제 단순한 책이나 영화의 주인공을 넘어, 영국의 브랜드를 세계적으로 뚜렷이 인지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팬덤은 관광을 촉진하고 경제적 기회를 창출하며, 영국의 국제적 문화적 입지를 강화합니다.
2) 팬덤과 경험 경제: 영국의 브랜딩 전략은 ‘경험 경제’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해리 포터 시리즈는 전 세계 팬들을 연결하고,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 투어나 킹스 크로스의 9와 3/4 승강장 같은 관광 명소로 팬들을 끌어들입니다. 팬덤을 물리적 세계와 연결시키는 중요한 경험입니다. 이는 단기적인 관광 유치 효과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팬덤 커뮤니티 형성을 통해 팬과 브랜드의 관계가 지속성을 가지고 더욱 강화되는 효과를 가져다줍니다.
3) 팬덤의 글로벌화: 팬덤이 단순히 현지 관광을 넘어 글로벌한 문화 교류로 확대되는 현상도 있습니다.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경우, 일본 만화 NANA를 통해 그녀의 작품이 일본뿐만 아니라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세계 방방곡곡의 NANA 팬들에게 큰 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는 영국의 패션 브랜드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고, 영국의 국가 브랜드가 팬덤을 활용해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는 방법을 보여줍니다.
영국의 팬덤을 활용한 브랜딩은 팬덤과 브랜드의 깊은 감정적 연결이 브랜드에 얼마나 큰 가치를 더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팬덤이 속한 브랜드를 넘어서서 국가적 스케일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해리 포터와 같은 캐릭터가 단순한 인물이 아닌, 용기, 정의, 모험 등의 상징으로 각인되면, 그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팬덤이 생겨납니다.
공감을 통한 감정적 연결은 브랜드 팬덤의 충성도를 높여주고, 충성심을 지속적인 브랜드 자산으로 변화시키는 힘이 됩니다.
팬덤의 가치를 인식하고 커뮤니티를 육성함으로써, 브랜드의 장기적 가치가 더욱 견고해지고 확장성도 생길 수 있는 것입니다.
영국은 이를 잘 활용하여 팬덤 자원을 관광 및 브랜드 자산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서, 앞으로도 이 흐름을 이어갈 것입니다.
여러분의 브랜드는 누구의 마음을 빼앗고, 누구와 신념을 공유하며, 누구에게 언제나 함께하고 싶은 경험으로 자리 잡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