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형 브랜드 마케팅, IKEA 효과로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비결
회사에서 브랜드 캠페인을 리드할 때, 잘 디자인된 영상 콘텐츠를 수십 개씩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보통 여러 명의 아티스트가 적정량을 분담하여 제작하게끔 했어요. 모두 힘을 합치지만, 또 각자 책임을 가지고 완성해야 하는 몫이 있는 것이죠.
모든 콘텐츠가 완성되어 모였을 때, “어떤 것이 이번 캠페인과 가장 궁합이 좋은 것 같냐”고 가볍게 질문하면, 예외 없이 모두 자신이 책임지고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작업한 것이 제일이라고 합니다.
이기심이 앞선 대답이 아닙니다. 자신이 만든 것에 애착이 가고 가장 자랑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죠.
사람들이 자신이 제작 과정에 도움을 준 제품이나 자신이 관여한 경험에 불균형적으로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인지적 편향을 IKEA 효과라고 합니다.
IKEA에서는 소비자가 가구를 사서 처음부터 조립해서 쓰곤 하지요. 취향대로 골라 조합하여 만들 수 있도록 옵션도 풍부합니다.
소비자에게 일거리를 주는 것이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가 아니라 소비자의 이익을 위함이라 합니다. 직접 세상에 하나뿐인 자신만의 가구를 만들어 소유하는 재미와 보람을 경험으로 선사하는 것입니다.
파는 의자가 아무리 좋은 것이 많아도, 소중한 사람과 함께 만들고 색을 입혀 꾸민 어딘가 어설픈 의자가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IKEA 효과는 브랜드 마케팅에 무척 유용하게 쓰입니다. IKEA 이외에도 이를 적용한 다른 브랜드들이 무궁무진하지요. 몇 가지 사례를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1) LEGO:
레고는 소비자가 직접 조립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제품을 통해 IKEA 효과를 극대화합니다.
소비자는 수백에서 수천 개의 작은 조각을 조합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구조물을 만들거나, 제공된 설명서를 따라 레고가 제안하는 구조물을 처음부터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냅니다.
그 과정에서 오는 성취의 기쁨은 브랜드와 최종 제품에 대한 애착을 형성하고, 가치 인식을 높여줍니다.
2) Nike By You (이전의 NIKEiD):
나이키는 소비자가 자신의 신발을 디자인할 수 있게 돕는 ‘Nike By You’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고객은 색상, 소재, 심지어 원하는 글자까지 선택하여 자신만의 맞춤형 신발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기성제품이 아니라, 자신의 취향이 오롯이 반영된 세상에 하나뿐인 신발을 만들어 신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 만족도가 높아집니다.
브랜드의 것인 줄로만 알았던 신발 제작 공정에 초대받아 참여하는 것으로, 브랜드 충성도 역시 높아집니다.
3) Build-A-Bear Workshop:
Build-A-Bear는 워크숍을 통해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곰인형을 직접 만드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방문객들은 곰인형의 모양, 의상, 액세서리를 선택하고, 심지어 ‘심장’을 넣어 곰인형을 ‘살아있게’ 만드는 과정에 참여합니다. 소리와 향도 선택할 수 있으니 오감이 동원되는 셈입니다.
이는 제품에 대한 개인적인 애착을 극대화하며, 고객의 재방문과 더 높은 지출로 이어지게 됩니다.
4) PepsiCo의 DEWmocracy:
DEWmocracy 캠페인에서 펩시는 소비자에게 새로운 맛의 마운틴 듀(Mountain Dew)를 만들어 투표하도록 했습니다.
위의 나이키 사례와 비슷하게, 맛의 개발에 소비자가 직접 참여할 것을 제안함으로써 브랜드가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거리를 좁히는 것이죠. 이는 브랜드 충성도의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위 브랜드 사례들로, 브랜드가 IKEA 효과를 어떻게 브랜드 마케팅에 적용하는지, 그 이점은 무엇인지 조금 감을 잡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밑에 다시 한 번 정리해 드릴게요.
1) 맞춤형 제품 옵션 제공:
소비자가 제품의 색상, 소재, 디자인 요소 등을 직접 선택하게 함으로써, 제품에 자신의 흔적을 담게 합니다. (Nike By You, Build-A-Bear, IKEA)
2) DIY(Do It Yourself) 키트 개발:
고객이 직접 조립하거나 완성할 수 있는 제품을 제공함으로써, 제작 과정에 참여하게 합니다. (LEGO, IKEA)
3) 사용자 참여형 콘텐츠:
고객이 브랜드 스토리나 제품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캠페인을 실행합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신제품의 이름을 짓거나 디자인을 투표하게 하는 것이 한 예가 됩니다. (PepsiCo-DEWmocracy)
4) 교육 워크숍 및 이벤트:
제품을 사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워크숍이나 이벤트를 개최하여, 고객이 제품과 더 깊이 있게 연결되도록 돕습니다. 예를 들어, 요리 도구 브랜드가 요리 클래스를 개최하거나, 화장품 브랜드가 메이크업 강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Build-A-Bear)
1) 고객 충성도 증가:
고객이 제품 제작 과정에 개인적인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면, 그 제품에 더 큰 애착을 갖게 되고, 결과적으로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올라갑니다.
2) 제품 가치 인식 향상:
제품을 직접 만드는 과정을 경험하면, 그 제품을 더 가치 있고 특별하다고 인식하게 됩니다. 이는 제품 만족도를 올리고 구매 결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3) 구전 효과 촉진:
자신이 제작 과정에 참여하여 만족감을 느꼈다면, 다른 사람에게 공유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공유가 되었을 때의 영향력도 더 커집니다.
나무 의자를 하나 구입하여 소셜 미디어에 인증하는 것보다, 가족들과 함께 조립하고 색을 칠하고 꾸민 나무 의자 이야기를 인증하는 것이 반응도 더 좋고 자랑할 맛도 더 나겠지요. “우리도 해보자”라며 자신의 친구, 연인, 가족에게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들도 더 많을 것입니다.
이렇게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구전 마케팅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입니다.
4)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 제공:
고객에게 제품 제작에 직접 참여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특별한 일입니다. 가능한 방법도 정말 다양하지요.
이를 이용해 브랜드는 고객에게 경쟁사와 차별화된 고유한 경험을 제공하고 브랜드만의 독특한 이미지로 고객의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습니다.
IKEA 효과를 적용한 브랜드 마케팅은 무척 효과적입니다. 그렇지만 신중하게 설계되어야 합니다.
마냥 고객에게 다 알아서 하라고 하면, 고객이 브랜드를 컨트롤하게 되어버립니다. 브랜드의 방향성과 일관성을 지키기가 어려워지겠죠.
브랜드가 튼튼하고 아늑하게 만들어 놓은 울타리 안에서 고객이 마음껏 뛰어놀다 가도록 해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작은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브랜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브랜드를 생각할 때 무슨 단어가 떠오르는지, 이런 걸 묻는 것도 브랜딩 설문조사가 아니라 고객 참여를 위한 소통이 될 수 있습니다.
브랜드의 로고를 정해 달라고 하는 것처럼 너무 큰 일을 맡기기보다는, 로고나 브랜드 캐릭터를 컬러링 북처럼 만들어서 사람들이 자유롭게 재창조하게 한 후 모두 모아 캠페인에 사용하거나 한정판 상품, 콘텐츠로 쓰는 정도가 더 보람 있고 재미있을 수 있는 것이죠.
고객이 브랜드를 위해 열일하게 해보실 준비, 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