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지지 않는 것

[민원 이야기] 발급번호-068

by stamping ink

출근을 하고 매일 보던 이들과 헤어지게 되는 날이 생겨나곤 한다.

연간 2회 정도 정기 발령 시즌이 되면 옆자리의 직원들이 바뀌어가고, 계약기간 동안 매일 보던 사이가 종료일 이후로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떠나가기도 했다.

그런 인연들은 개인적인 연락을 하며 사적 자리에서 다시 만나기도 하지만 더 이상 이어지지 못하고 끝맺음되는 경우도 종종 벌어졌다.


같은 업무를 하던 직원이 퇴사라는 마침표로 비워지는 자리가 생겼다.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포부 있게 퇴직을 하기도 한 자리였다.

첫 단추 잘 못 껴서 후회한 시간이라 말하기도 하고, 잠시 쉼표로 도움닫기 하는 시간이기도 하며, 끝날지 않는 길 위에서 떠밀려 뒤돌아 볼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렇게 떠나갔던 직원이 새로운 곳에서 공채 합격 소식을 전해왔다.

많은 나이에 비해 경력 산정이 짧게 적용되어 불이익도 있었지만 오랜만에 듣는 그녀의 목소리를 밝았다.

"이런 좋은 소식은 널리 널리 알려야지. 모두 기뻐할 거예요."

반가운 소식에 내 일처럼 기뻤다.

그녀와 함께 일 할 수는 없겠지만 서로 같은자리에서 응원하던 소중한 인연이었기에 누구보다 기뻤다.


그녀와의 인연은 생각지 않은 곳에서 이어졌었다.

업무를 하다 보면 업무 숙련자를 소개해주거나 소개받기도 한다.

어느 날, 다른 직원이 내게 조심스레 부탁을 했다.

"저 제 동기인데요. 민원업무에 궁금한 점이 있다는데 제가 맡고 있지 않아서 혹시 주무관님을 소개해드려도 될까요?"

그렇게 알게 된 인연에 매일 안부를 묻는 사이까지 발전을 했다.

처음엔 막막하던 업무도 차근차근 함께 도와가며 마무리를 해냈다.

계속 반복되다 보면 익숙해지듯 또 다른 업무로 바빠지면 연락이 뜸해지기 마련이다.

사무실 직원이 함께 모여 숨죽여 정기인사 파일을 열어보다가 발령 명단에서 그 이름을 보게 되기도 한다.

'의원면직'

급한 마음에 쪽지를 보내면 그들은 그동안 감사했다는 말과 도움이 되었다는 고마움을 전하고 그렇게 떠나갔다.

잠시나마 같은 일을 하며 같이 수고하던 마음이 끊어짐이 안타깝고 아쉬웠다.

하지만 본인이 선택한 더 나은 판단에 응원을 남기며 그렇게 이별을 했다.


보내는 마음이란 익숙해지지 않는다.

일 년 일 년 쌓여가는 경력에도 유일하게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오늘의 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