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와 결례의 사이

[한식조리사] 제12장 만둣국

by stamping ink

실습시간엔 가능한 옆자리 사람과의 낮은 대화 외에는 그릇 부딪치는 소리뿐이다.

제시 문항인 제출 과제들을 실기시험 전까지 많아야 3번 정도의 반복만이 가능하다고 했다.

교재 가득 주의사항을 필기해 둔 것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지만 실수는 실수로 극복하는지 다시 시작된 만둣국 앞에서 모두 처음 받은 제시 문항인 것처럼 실수를 했다.


"반죽을 너무 질게 만들지 말라고요."

"속에 넣을 것을 잘 다지지 않으면 모양이 나지 않아요."

"흰색 지단이 탔어요."

실습생이 제출해 낸 수십 그릇의 만둣국에 평소답지 않은 강사의 타박이 끊임이 없다.


"왜 저래? 생리야?"

젊은 그룹에서 낮게 웅성댔고,

"집안에 무슨 일 있으신가?"

중년 그룹도 강사가 듣지 않게 소곤거렸다.


"만둣국은 쉬워 보이지만 제일 까다로워요. 터지거나 지단이 타면 실수를 감출 수 없이 탈락되기 쉬운 출제문제거든요. 제가 너무 강조를 했나 봐요."

실습생들의 분위기를 느낀 강사는 바로 날카로운 말투를 바꾸었다.

"만둣국에 무슨 사연이 있을까요?"


강사의 한숨이 섞이며 이야기를 꺼냈다.

"사실 제가 어린 나이에 합격률이 높다고 유명한 강사를 찾아갔는데 자극요법이었는지 학생들을 경멸하는 말투를 농담 삼아 던지곤 했어요.


흔히 하는 말 있지요? 예쁘게 만두를 빚으면 예쁜 딸을 낳는다고.


그것을 비유하며 저에게 '엄마 만두 빚는 거 시간 날 때 한번 보고 와 봐라. 예쁘게 빚지는 않을 거다.'라며 웃음거리를 만들었죠.

수업이 끝나고 찾아가 억울함을 이야기했지만 수업과 너를 위해 한 이야기라며 마무리가 되었죠.

어렸던 학생 입장에서 강사에게 무례하게 대들지는 못했어요.

어쨌든 한 번에 합격은 했지만 만둣국을 만들 때마다 저도 모르게 기억이 나네요."


강사의 말에 모두 함께 분노를 했다.

"우와. 선 넘었네. 뼈 때리는 말 한마디 해야 하는데..."

젊은 그룹이 분노를 시작했고,

"싹수없네. 만두 모양보다 그 사람은 가정교육이 문제네."

중년 그룹이 목소리를 높였다.

강사의 트라우마는 아마도 그녀가 만둣국을 끓일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누군가를 위해 조언은 좋지만 선은 넘지 말자. 만두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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