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의 온도

[한식조리사] 제13장 배숙

by stamping ink

"에취"

한 구석에서 여름 재채기 소리가 들려오자 메아리처럼 여기저기 재채기 소리가 들려왔다.

여름이 시작되고 무더위에 에어컨은 득과 실이 존재했다.

실습실의 불을 쓰는 과정이 많기에 에어컨이 뿜어내는 냉기에 호불호가 갈리기 시작했다.


"좀 안 틀면 안 될까요?"

"네? 이 무더위예요? 쪄 죽어요."

"온도라도 좀 낮춥시다."

"지금도 더워요. 실습복을 벗을 순 없잖아요."


각자의 체질이 다르니 도돌이표의 향연이 되었다.

무더위에 예민해진 사람들은 나이나 남녀에 대한 배려는 사라진 지 오래였다.

적정온도로 설정되어 있다는 학원 측에 입장에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이도 생겼다.


실습복 위에 카디건을 걸치거나 반대로 반팔로 접어 입는 사람,

따스한 차를 마시거나 얼음물을 마시는 사람.


제일 기상천외한 사람이 등장했으니 그는 집에 같은 전자기기 모델을 가지고 있다며 리모컨을 들고 등장했다.

이즈음 되니 모두의 난감함은 오죽했을까.


다음날, 나이 지긋한 실습생이 수업 시작 전 강사 테이블 앞에 섰다.

"여러분 오늘 과제는 배숙이예요.

여름 배로 만들어 당도는 덜하겠지만 드셔 보셔요.

피곤하고 예민해져서 서로 미워하지 말았으면 해서 밤새 만들었어요.

한잔씩들 하세요."

실습실에서 실습과제로 만든 음식을 나눠먹는 일이 잦아지던 차였다.

각자 배워간 음식을 집에서 만들다 보면 양이 많아져 학원에 싸와서 나눠먹었다.

나이 많은 실습생이 다음날 배울 배숙이 반가워 미리 선행 연습을 했다며 종이컵을 꺼내 한잔씩 모두에게 돌렸다.


할머니가 만들어주시던 수정과 느낌의 맛이 목을 타고 넘어갔다.

덥다고 투덜이던 이도, 춥다고 성을 내던 이도 옛 수정과 맛이 떠오른다며 자신의 추억을 이야기했다.

손주들 싸움을 큰소리 내지 않고 해결했던 할머니의 달달한 수정과.

어르신의 정성이 모두의 마음을 쾌적한 온도로 맞추어주었다.

이전 12화무례와 결례의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