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지 않아도 알게 되는...

[제과제빵 자격증] 3. 밤과자

by stamping ink

가을밤이 되는 날이 되면 알찬 밤을 쪄먹고 구워 먹으며 긴 밤을 지냈다.

탐스럽고 윤기 나는 밤은 생각보다 보관기간이 길지 못했다.

깨끗한 알밤을 먹다 보면 하얀 밤벌레가 밤과 함께 삶아져 달고 맛있던 밤이 순식간에 음식쓰레기 같았다.

화들짝 놀라 밤을 바닥에 떨구면 할머니는 웃으며 말했다.

"그기도 고기라 한다. 묵으라. 안 죽는다. 밤벌레만큼 깨끗한 것도 없다."

"싫어. 더러워."

어린 손주의 앙탈에도 할머니도 고집을 꺽지 않는다.

"아휴. 아까비. 이리 도. 할머니가 먹을게."

억척스럽게 살아온 할머니의 손에는 먹다 던진 밤이나 너무 작아서 불편한 밤 껍데기가 수북이 쌓여갔다.


실습실에서 만난 밤과자는 완성까지 공정이 만만치 않았다.

반죽을 들어두고 앙금을 넣어 밤 모양으로 성형을 했다.

밤과자라는 것을 알려주려 물방울 모양 반죽 아랫부분에 물을 묻혀 깨를 붙여줬다.

오븐에 넣기 전 계란물과 캐러멜 소스를 발라 구워내는 작업이었다.


노릇하게 구워낸 밤과자 몇 개를 챙겨 왔다.

예쁜 모양의 밤과자는 아이를 위해 남겨두고 조금은 틀어지고 못생기고 앙금이 튀어나온 밤과자를 접시에 담았다.

커피를 내려 못생긴 밤과자를 한입 베었다.

귀한 것 내어주고 남은 것 먹던 할머니의 사랑이, 엄마의 사랑이. 나를 지나 관통해 지나갔다.

사랑을 배우지 않아도, 세대가 변해도 가족에 대한 희생과 사랑은 이어져내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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