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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과제빵 자격증] 4. 식빵

by stamping ink

"엄마. 학원에서 배운 거 나랑 만들면 안 돼?"

휴일이라 나른했던 오전에 아이의 제안이 들어왔다.


가정에서 실기실습은 제한적이긴 해도 가능했다.

머릿속을 떠오르는 그것.

'식빵'

학원에서 만들 때마다 실패하던 그것.

실기종목 중에 쉬운 것으로 분류되지만 나에겐 좌절을 맛보게 해 준 그것.

언젠가 도전해야 할 나에겐 만만하지 않은 그것.


연습도 해보고 싶었지만 실패에 두려워 피하고 싶던 찰나에 아이에게 만들어 줄 겸, 복습을 해볼 기회로 삼아 보기로 했다.


학원에서는 반죽기 단계만 돌려놓고 팔짱을 낀 채 믹싱이 되는 것을 보았던 호사 대신 팔을 걷고 반죽을 시작했다.

기계의 1분은 수작업으로는 10분도 모자랐다.

반죽을 만들며 생각처럼 만들어지지 않는 모양새에 빠른 포기가 유혹했다.


아이가 눈치채지 않게 반죽을 버리고 간단한 쿠키를 만들려 밀가루 뭉치를 뭉치려 했다.

"엄마. 벌써 다 되었어? 엄마 대단하다. 난 이제 이만큼 했는데."

아이의 고사리 손 가득 밀가루가 달라붙은 채 기대하는 눈빛을 보내왔다.


찌릿찌릿.

엄마를 바라보는 아이의 표정에 다시 한번 팔을 걷었다.


그렇게 완성된 식빵은 겉은 딱딱하고 안은 살짝 설은채 완성되었다.

실패의 핑계, 아니 이유는 많았다.

우선, 반죽기가 없었고, 오븐의 온도가 가정용 오븐으로는 적합지 않았으며, 좁은 작업대에서 성형도 쉽지 않았다.

실망스러운 완성품에 허무하고 화가 올랐다.

엄마의 마음과는 달리 딸아이의 흥분한 목소리가 들렸다.

"엄마, 너무 맛있어. 너무 재미있어. 우리 이걸로 샌드위치 만들어요."


엄마의 모자람을 아이가 채워주었다.

못난 모양의 식빵을 썰어 토스트기에 구워냈다.

야채와 계란을 섞어 프라이팬에 기름내 가득 묻혀 부쳐냈다.

살짝 구워진 식빵 사이에 야채전을 넣고 케첩, 머스터스 소스를 듬뿍 뿌려 예쁜 그릇에 담아냈다.

누구보다 맛있게 먹어주는 딸아이를 보며 벅찬 기분이 밀려왔다.

"엄마, 엄마가 만들어주는 간식이 최고로 맛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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