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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과제빵 자격증] 7. 베이글

by stamping ink

건강식을 따려 먹는 무한 체중 불안자가 있다.

그녀의 하루 일상의 연결고리는 다이어트였다.

실습실의 등장부터 2리터 물병에 다이어트에 좋다는 한방차를 가득 담아 수시로 들이켰다.

당연히 완성된 과제물을 시식하는 일은 절대로 없었다.

그렇다고 그녀는 다이어트에 성공하여 균형 있는 몸매를 유지하진 않았다.

언제나 동글동글한 뺨과 볼록한 배는 그녀의 노력에도 변화 없어 보였다.


달큼한 케이크 실습이 있던 날이었다.

완성품이 달고 맛나 모두 한 조각씩 자신의 자리로 가져와 시식을 시작했다.

그녀의 눈망울에서 한 방울씩 툭툭 떨어지는 눈물이 홍수처럼 터졌다.

"아무리 정신력으로 버티고 유혹도 다 참아내는데 왜 전 변화가 없는 걸까요? 식단 조절도 모자라 저녁엔 먹은 것을 토할 때도 있는 제 모습이 경멸스러워요."

아이처럼 울어대는 그녀의 모습에 어떤 이는 다가가 어깨를 만져주고 어떤 이는 휴지를 내밀었다.


"살이라니.. 젖살이라 그래. 젖살. 보기 좋은데 왜 그래."

"매일 보는 사람은 잘 모르지만 오랜만에 만난 사람은 빠진 거 느낄 거야."

"내가 잘 아는 다이어트 식단 알려줄게."

또래들이 모여 그녀를 위로하며 달래주느라 진땀을 빼고 있었다.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는 사람이 있지. 하지만 잘 생각해봐 내가 뭘 물처럼 먹어댔는지."

위로도 모자랄 판에 뒤에서 들려오는 냉철한 음성에 일순 시선이 모였다.

남편과 헬스장을 운영한다던 중년 여성이었다. 우리는 그녀를 헬스를 짱 잘한다고 헬짱이란 별명을 붙였다.

내 기억으론 첫인사를 나눌 때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먹어도 될만한 간식거리를 연구하고 싶어 요리학원을 등록했다고 말했었다.

"쉽게 먹는 걸로 해결할 생각 말고 우리 헬스장 와 봐요. 한 달은 무료로 기본자세부터 알려줄게요. 어때요?"

당차고 자신 있는 헬짱은 추진력 있게 그녀를 헬스클럽에 가입시키고 실습시간이 마치면 운동을 함께했다.


한 달 무렵, 다이어트녀는 헬짱과 매일 함께 움직였다.

보기 좋고 건강하게 조절하였지만 다이어트녀가 보이지 않는 날이 생겨났다.

베이글 실습이 마쳐지던 날에 수업이 마칠 시간에 다이어트녀가 들어왔다.

기름을 쓰지 않고 담백하게 완성된 베이글을 시식하려던 참이었다.

헬짱은 다이어트녀에게 자신의 옆자리 의자를 내밀었다.

"선생님, 운동이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려고 했어요. 제 방법을 들어주지 않고 무조건 선생님 지시만 따르라니 반항심이 생겼나 봐요. 죄송해요."

"내 욕심에 너무 몰아붙였다. 미안."

둘 사이에 어떤 일이 생겼는지 듣는 이들이 대강 짐작할 수 있었다.


베이글을 끓는 물에 데친 후 다시 오븐에 넣어 노릇하게 구워내야 쫄깃하고 담백한 식감에 완성품이 나온다.

데쳐 익히는 방법과 오븐에 구워내는 방법을 병행해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그녀들도 알게 되었다.

그녀들은 각자 다른 방식이 융합하여 서로를 더 동그란 베이글처럼 이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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