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발급번호-029

by stamping ink

뚜렷한 계절 사이에 봄, 가을이라 불리며 선명한 계절의 색을 섞는 중간 계절이 있다.

차가운 겨울과 뜨거운 여름 사이를 섞어주는 봄, 가을.

두 계절을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단 계절이 주는 고통스러운 알레르기 증상만 없다면 말이다.


사무실의 티슈 한 통을 거덜 냈다.

코 밑이 빨갛다 못해 얼얼하게 부어올랐다.

하지만 흐르는 콧물은 부어오른 인중 사이를 거침없이 흘러내린다.


훌쩍훌쩍.


주변에서 장난 삼아 놀려댄다.

"오늘 밥 안 먹어도 되겠다. 코를 하도 훌쩍대며 먹어서 배부르겠어."

"소화제 좀 받아다 주세요. 콧물을 더 들이키고 싶어도 배불러서 안 되겠어요."

농담에 농담을 얹어서 건넸다.


훌쩍훌쩍.. 훌쩍 새가 되어 구슬피 울었다.


복잡하게 얽힌 발급 과정이 있던 민원인과 콧물 섞인 대화를 힘겹게 해내갔다.

다음 날 옆자리 직원이 비닐봉지 가득 나무 조각을 내밀었다.

깍쟁이라 불리며 다가서기 힘든 직원이었다. 모두 그녀를 어려워했던 차였다.

"이건 코나무라 불리는 느릅나무뿌리껍질인데 비염에 좋아요. 차로 마셔보면 효과가 좋아요."

"어머, 괜찮아요. 저도 병원에서 처방받은 비염약 있는걸요. 업무 중이라 졸음이 와서 집에서 먹고 자면 조금 나아져요."

"저희 부모님이 시골에서 직접 손질하신 거라서 아주 좋은 거예요. 병원 약이랑 비교가 안 되니 믿고 먹어보세요. 은퇴 후 귀농을 준비하며 자리를 잡으러 물색하던 중에 느릅나무가 있는 마을을 찾았는데 비염으로 밤새 잠 못 자는 제가 기억나서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어서 그 자리에 자리를 잡고 십 년째 살고 계세요. 신기하게도 이 코나무 차를 마시면 비염도 잔잔해지고 머리도 맑아져서 저는 계절이 바뀔 땐 꼭꼭 챙겨마셔서 효과를 봤어요."


그녀가 이렇게 타인을 챙기는 사람이었던가? 이렇게 사적인 자신의 이야기를 했던 사람이었던가?


나의 머릿속 복잡해진 자문자답을 하는 모습을 다 간파한 그녀였다.

"부담스러워하지 말고 드셔요."

그녀는 마시는 방법까지 그녀의 엄마의 모습이 알 수 있듯 차에 마음을 담아 내게 건넸다.


계기로 계절이 바뀌는 때 유근피 차와 함께한다.

찻잔 안에 동동 떠있는 나무 조각과 진액이 점액이 늘어나는 차를 쉽사리 다가서는 사람이 흔치는 않다.

계절이 바뀌는 이런 날에 그녀가 전해준 것은 한낱 나무토막이지만 그 안에 끈적이며 온기 넘치는 마음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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