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
뒤숭숭했던 꿈자리 때문에 수빈은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 떠올라 괴로웠다.
기숙사 구석에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교직원 화장실에 들어섰다.
출입을 했다간 분명 혼이 나겠지만 혼자 숨어있기에는 적당한 장소였다.
입을 틀어막고 폭풍우 치는 마음을 터트렸다.
"크어.. 크어.. 크."
동물의 울움소리 같은 외마디소리가 화장실 한 칸을 흔들었다.
"누가 있소?"
거칠게 노크를 해대는 통에 화장실 문이 흔들거렸다.
분명 혼자밖에 없는 걸 확인했는데 누군가 화장실에 들어온 모양이다.
수빈은 급히 눈물을 닦아냈다.
"어디 아픈 거요?"
누군가에게 들키면 교직원 화장실을 사용한 것에 대한 꾸중이 시작될 것이다.
억척스러운 손이 화장실 문을 흔들기 시작했다.
"여보시오. 어디 아픈 거 아니냐니까?"
'하나, 둘, 셋'
수빈은 얼굴을 들키지 않게 고개를 숙이고 흔들리는 문을 열고 뛰쳐나갔다.
요란한 탈출로 문 앞에서 할머니와 살짝 충돌이 있었지만 무사히 화장실을 벗어났다.
영숙할머니는 뒤도 안 보고 뛰쳐나가는 수빈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변비인가? 숨어서 똥 누게."
단정한 옷 끝에 실밥 같은 아이였는데 자꾸만 신경 쓰이게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