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수필]
문화생활이라고는 마땅찮은 작은 동네에서의 유일한 방법은 텔레비전을 통해 누릴 수 있는 유일한 매체였다.
매주 새로운 주인공들이 새로운 이야기로 화면을 채우던 주말의 명화가 할 시간은 텔레비전을 두고 눈치 볼 필요 없는 프로그램이었다.
수많은 작품 중에 유독 '사운드 오브 뮤직'의 한 장면이 그 시절 오랫동안 나의 마음을 빼앗겼었다.
넓드른 초원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말괄량이 수습 수녀 마리아역의 영국 출신 배우 줄리 엔드류스가 짧은 커트머리와 넓은 치마를 날리며 초원을 달리고 폰 트랩가에 들어가 일곱 아이들의 마음을 열게 한 천둥 치는 날에 부르던 노래가 어찌나 좋았던지 영화가 끝난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얼마 전 우연한 기회에 '사운드 오브 뮤직'을 다시 볼 기회가 생겼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다음 나올 장면들이 전에 먼저 떠올랐다.
잊고 지낸 'my favorite things'을 부르는 마리아의 가사처럼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읊조려본다.
낡은 서점에 베인 책 냄새.
흑백사진 속에 액자 같은 그림들.
겨울 끝에 매달려 온 반가운 봄내음.
비 내리는 날 빗물 튕기는 흙내음.
눈 부시게 밝은 날 나무 아래서 올려다본 나뭇잎 사이 햇살....
두려움이 다가와 움츠려 들고만 싶어 질 때 좋아하는 것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안정되어갔다.
마리아가 건네주는 위로가 마음속 두려움을 이길 수 있게 응원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감사해야 할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