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람 Jan 02. 2023

지각

싫어하는 짓

꼬였다. 여러 가지 변수 때문에. 그리고 그 일들은 하게 만들었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짓을.


욕심

중요한 날이었다. 보통의 날이라면 그럴 일이 없었겠지만 오늘만큼은 잘 보이고 싶었고, 좋은 기억을 주고 싶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많은 것을 잡으려 했던 노력은 악수로 다가왔다.


머피의 법칙

지각이다. 한참을 늦었다. 내가   있는 것은 최대한 시간을 맞추려 부랴부랴 움직이는 것뿐. 하지만 왜일까. 평소 보이지 않던 신호등은  이렇게 많으며,  대다수는  빨간 불일까. 나는 금세 깨달았다. 조급한 순간이면 때를 기다렸다는  덫을 놓는 머피가 찾아왔다는 것을. 다가서기만 하면 붉은색으로 바뀌신호등. 놀리기를 작정한  눈앞에서 변하는 모습은 원망을 넘어 절망으로 다가왔다.



무게

체념한 와중에 체면은 차리고 싶었나 보다. 근처 빵집에 들러 맛있어 보이는 빵을 사는 걸 보면. 미안한 마음을 조금은 덜고 싶었던 걸 수도 있겠지. 자신이 싫어하는 행동을 스스로 저질렀을 때 느껴지는 부끄러움은 생각 이상으로 크니까.


약속된 장소에 섰다. 부끄러웠다.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다는 마음이 컸던 만큼 숨고 싶은 마음이 컸다. 결과적으로 즐거웠던 하루였지만 마음 한구석엔 씁쓸함이 남았다. 그 묵직한 기분 나쁨. 이는 깨닫게 했다.


싫어하는 짓을 저질렀을 때의 무게는 생각 이상으로 무겁다는 걸.


2023.01.02

매거진의 이전글 시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