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샴푸향이 느껴진 거야
가수 '장범준'씨의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 거야'를 들었을 때 나는 충격에 빠졌다. 젊은 청춘들이 사랑에 빠졌을 때 느껴지는 감정을 주옥같은 단어들로 빼곡히 채워 표현하다니. 분명 외우기도 힘든 긴 제목이지만서도, 문장이 주는 파괴력에 제목은 강제로 주입됐다.
열린 결말
'첫눈에 반하다'를 나라면 어떻게 표현했을까. 마땅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억지로 몇 개를 주워 모아 '그녀의 향기가 오래도록 코끝을 시리게 한다.'정도로 표현했겠지. 이것도 애매하다. 마치 사랑을 실패한 사람처럼 아련하게 만드는 게. 맥이 빠지는 문장력에 마치 미원 한 봉지를 때려 박은 듯한 감칠맛 넘치는 장범준 씨의 노래 제목. 오늘 나는 그 감칠맛 나는 '첫눈에 반한 것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됐다.
한 순간, 잠시 시간과 공간이 붕 뜨며 멈춰버렸다. 아주 찰나의 순간 시간은 정지됐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 느꼈는지에 대해선 비밀. 사랑에 빠진 것은 확실하나 사람인지, 사물인지, 내가 하고 있는 일인지, 또는 어떠한 풍경에서인지는 말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나는 확실히 결론짓는 것보다 상상에 맡기는 편을 더 좋아하니까.
아주 잠시나마 순수한 미소를 지었던 순간. 어쩌면 나는 그 찰나를 사랑한 걸지도.
2023.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