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파도 위에 산다

너와 내가 다시 묻는 질문들

by 영원


잔잔한 바다는 노련한 사공을 만들지 못한다.


우리는 바다라는 인생을 항해하고 있다.



어떤 사람은 항해 중에 큰 파도를 만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작은 파도를 여러 번 맞기도 한다.

파도가 계속되는 사람도 있고, 큰 파도 하나를 만나 오랜 시간 그 파도에서 나오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다른 이의 파도가 작아 보여 '넌 내 파도보다 작구나. 넌 살만하겠네~'하는 이가 있을 수 있지만,

파도는 작은 파도라도 사공에 따라 큰 파도 못지않게 넘어가기 힘들기도 하다.



우리는 처음 파도를 만나면 파도에 쓸려 노를 놓쳐버리고 만다.

인생을 허우적거리고 깊은 바다에 빠져 버리기도 한다. 인생이라는 깊은 바다에 빠지게 되면 우리는 빈 껍데기 같이 살아가게 된다. 노를 놓쳐 버렸기 때문이다.

눈빛이 공허해지고, 웃음에 그늘이 드리워진다.

다른 사람을 만나면 반짝 눈에 힘을 주게 되지만 돌아서면 이내 공허한 내가 된다.



파도를 만났을 땐 몸에 힘을 빼고 노를 너무 세 개 잡지 않고 그냥 통과해야 될 때도 있다. 큰 파도를 만났을 때가 그렇다. 큰 파도는 나의 힘만으로는 통과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라는 생각을 붙잡고 그 시간을 견디며 흘러가기를 기도하는 시간 안에 있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노를 완전히 놓치지 않는 것이다.



다시금 힘을 내어 노를 잡아본다. 처음에는 힘껏 잡지 못하지만 노를 잡아보려는 마음을 먹는 것부터 시작된다. 한 번 파도를 겪어 본 사람은 다음에 파도가 왔을 때 노를 더 힘껏 잡는다. 이번에는 노를 놓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다. 그 다짐은 내 삶을 어디로 이끌지 스스로 결정하겠다는 의지이다.



인생을 살면서 파도가 전혀 없는 날만 계속되길 바라기도 한다. 흔들림 없는 길, 실패 없는 선택, 상처 없는 관계, 풍족한 물질.. 하지만 평온 속에서는 스스로 깊이를 이해하지 못한다. 고요함은 질문을 멈추게 하고 질문이 멈춘 삶은 성장도 멈춘다.

삶의 시련은 방향을 잃게 하지만, 동시에 방향을 묻는다. 예상치 못한 길, 계획되지 않던 시간들, 관계의 실망, 육체의 고통, 물질의 결핍등을 만나고 넘기며 인생의 방향을 알게 된다.



강한 파도를 건넌 사람은 더 이상 바다를 원망하지 않게 된다. 바다를 이해하게 된다. 바다는 원래 그런 곳이라는 것을... 바다는 내 뜻대로 마음대로 노를 젓고 내 뜻대로 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내 뜻대로 간 곳이 안정된 바다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된다.



사람들은 큰 배를 타고 항해를 하면 파도를 만나도 휩쓸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큰 배를 타고 항해를 하면 배의 키를 놓고 항해하게 된다. 굳이 힘들게 키를 잡고 싶어 하지 않는다. 작은 파도는 넘어갈 수는 있지만 큰 배인 만큼 배 안에서의 또 다른 문제들을 만나게 된다. 그러다 큰 파도를 만나면 큰 배일 지라도 파도에 넘어진다. 큰 배라고 방심한 탓에 오히려 파도에 더 휩쓸릴 수 있다.



어쩌면 인생의 목적은 잔잔한 바다에서 큰 배를 타고 한평생 파도 없이 사는 삶이 아닌, 작은 배를 타고 노를 저으며 파도를 만나도 내가 노를 놓치지 않겠다는 다짐과 그 파도를 통과했을 때 발견하는 인생의 길과 삶의 모습을 알게 되는 과정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알게 되고, 해석하게 된다.



큰 파도를 만나 노를 놓치고 허우적대다 그 허우적 됨 조차도 멈추고 껍데기가 되어 살아가기도 하지만, 다시금 노를 잡고 조금씩 그 파도를 나온다. 어렵고 힘든 시간을 지나 잠잠히 그 시간이 지나며 또 다른 것을 보게 된다. 이전보다 작은 파도에는 덜 흔들리게 되기도 한다.



여전히 나는 방향을 알지 못한다.

파도가 오면 또 흔들릴 것이다.

그러나 처음 큰 파도를 만났을 때는 노를 놓쳐 버리고 말았지만, 이젠 파도가 와도 노를 놓치지 않는다.

노를 놓지 않는 단단함, 파도가 나에게 가르쳐준 것이다.



우리는 모두 그렇게 한 사람의 사공이 되어 바다라는 인생을 항해하게 된다.


항해는 멈출 수 없기 때문이다.








사진출처(chat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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