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내가 다시 묻는 질문들
아들은 어릴 때부터 감성적이고 다정한 아이다.
눈물도 많고 정도 많아서 엄마인 나를 여러 번 감동하게 하기도 했다. 감동을 하기도 했지만 감성적인 아들은 걱정스럽기도 했다. 일상생활에서 눈물을 보일 때가 많아서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왜 울지?' 하는 눈빛을 받아야 했다.
초등학교를 들어가고 점차 단단하게 성장을 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들은 무언가 마음에 변화가 있어 보였다. 사춘기가 오려는 건가? 싶어서 옆에서 지켜봤는데, 어느 날 아들이 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봄에 두 달을 아들과 함께 따릉이를 타고 온 동네를 누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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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의 시작은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그러나 본성이 다정하고 감성적인 아이라서 그런지 말 수가 조금 줄어들고 가끔 짜증을 내는 것 외엔 사춘기로 힘들게 하진 않았다.
말수가 줄어드는 것은 성장하면서 줄어든다고 생각했다. 남자아이치곤 말을 조잘조잘하곤 했던 아들이 말수가 줄은 것이 나이가 들면서 줄었다고 생각하고, 가끔 짜증 내는 것이 사춘기라고 생각했다.
이젠 고2가 되는 이번 겨울방학부터 아들이 말수가 많아졌다. 목소리가 낮은 편인데 목소리 톤도 한 톤 올라가고 어릴 때처럼 조잘조잘 대기 시작했다. '엄마 잔다~'고 하면 쪼르륵 쫓아와서 옆에 누워서 조잘대기도 하고 핸드폰을 보기도 하며 덩치가 산만한 아들이 어머니~ 하며 옆에 붙어있는다.
처음에는 요즘 기분이 좋은가 보다 했지만, 2달 넘게 그 텐션을 유지하는 것을 보고
'아! 사춘기가 지나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것은 그 당시에는 모르지만 지나갔을 때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아들의 사춘기가 그렇다.
사춘기가 거의 없이 지나갔다고 생각했는데, 두 달간의 변화를 보면 아들은 그전에 나름대로 지독히 사춘기를 겪고 있었던 것이다. 입을 다물고 그 시간을 지나고 있었다.
사춘기 아이들은 목소리를 숨기지만, 사춘기라는 시간은 오히려 본인의 목소리를 내고 싶은 시기 일지 모른다. 그동안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이 머리로 가슴으로 휘몰아쳤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들은 말로 표현하기는 힘들었을 거다. 오히려 말을 삼키는 시간을 보냈다.
기특하다. 혼자 나름대로 힘든 시간을 지나왔을 거다. 그리고 기쁘다. 아들이 나이가 들면서 말수가 줄어든 줄 알았는데 다시 조잘대기 시작했다. 어제는 러닝을 다녀오며 중학교 때 두 달 사귄 전여자 친구를 봤다고 집에 오기도 전에 전화로 흥분된 목소리로 말을 하고, 방에 있는 누나에게 자꾸 말을 건다. 누나는 언제 오냐고 묻는다.
"아들이 다시 조잘대기 시작했어요~~~~~"
라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라고 외치듯 외치고 싶다.
사진출처(pinter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