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

작은 시 2

by 수내

나는 그만한 슬픔을 감당할 길이 없는걸요

잎살 뒤 짙이 깔린 어두움 깊이, 그 어두움의 깊이를요

그을은 어두움 앞으로 맞이하던 밝아오름의 차이를 이젠 모르겠어요

시종(始終)을 끝끝내, 우리 각자의 방식으로요

​고통 한꺼풀을 벗겨내, 돋아난 새살은 바람에 마저 쓰라리워요

​더이상 생물의 것이라고 할 수 없어 떨어진 허물,

​어디서 와서 왜 나를 어디로 흘러보내나요

부정탄 삶을 우리 마주하​면 고통의 신원을 밝히고 스러질 수 있을지요

​지난한 삶을 닮은 나와의 마주, 더해보는 부정 힘든 감정의 연장

​변한 게 없는 우리, 그대로인 것들이 모여 이룬 돌림

​반복에 담긴 우리가 어쩌다 마주할 때 달아오른 이유모를 감정

​그 감정의 따스함​으로, 거친 하루를 보듬어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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