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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준선 Nov 16. 2024

[명언 속 심리학] 존 아우구스트 셰어

항구에 정박한 배는 안전하지만, 그것은 배가 만들어진 목적이 아니다.

희주는 늘 시작을 어려워하는 친구였습니다. 마음속으로는 이런저런 생각을 자주 하며, 대단한 성공을 이룬 자신의 모습을 꿈꾸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자신이 이상적인 모습에 한참 부족하다고 느끼며 늘 자책했습니다. "이걸 시작했다가 망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 실패가 두려워 시작조차 하지 않는 선택을 반복했습니다.


지방에 있는 대학교를 졸업한 희주는 여러 군데 취업 원서를 넣었고, 그중 한 회사에 취업하여 현재 5년 차 직장인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경영지원 업무를 맡고 있었습니다. 3년이 지나고 나서부터는 대부분의 일에 익숙해졌고, 빈틈없이 업무를 끝내곤 했습니다. 그렇게 5년 차 직장인으로서의 시간을 보내던 희주는 자신이 이 일이 잘 맞아 안정적인 것인지, 아니면 늘 하던 일을 반복하기 때문에 지루해진 것인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러던 중, 최근 친구에게 "작은 베이킹 공방에서 수업을 맡아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희주는 평소 베이킹을 좋아했고, 집에서 친구들에게 빵을 만들어 나눠주곤 했습니다. 그렇게 만든 빵을 찍어 올린 인스타그램 사진도 꽤 쌓여 있었습니다. 빵을 맛본 친구들은 희주의 빵이 예쁘고 맛있다며 칭찬했지만, 희주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건 그냥 취미일 뿐이야. 내가 진짜 공방을 연다면 사람들이 정말 돈을 내고 올까? 난 어딘가 부족해서 실패할 거야."


하지만 5년 차 직장인이 된 그녀는 이직보다는 주말 동안의 작은 소일거리는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에 한참을 고민한 끝에 베이킹 공방 수업을 열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러나 그날 밤, 생각은 꼬리를 물며 불안으로 이어졌습니다. 재료는 어떻게 구할지, 사람들은 좋아할지, 자격증도 없는 내가 정말 잘할 수 있을지 모든 것이 막막했습니다.


베이킹 수업을 준비하면서 희주는 자신만의 완벽함을 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레시피 하나하나를 점검하고, 가장 맛있는 빵을 만들기 위해 끝없는 연습을 반복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은 너무 힘들었습니다. 희주는 매일 밤 "이게 정말 맞는 선택일까?"라고 스스로에게 물으며 지쳐갔습니다.


희주는 작업이 끝날 때마다 자신의 결과물을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를 망설였습니다. 친구들이 "정말 맛있다"라고 말해도, 희주는 그저 "그냥 나랑 친하니까 맛있다고 말하는 걸 거야"라고 생각했습니다.


수업 첫날, 희주는 첫 번째 수강생을 기다리며 손이 덜덜 떨렸습니다. 첫 수강생이 들어왔을 때, 희주는 어색함을 최대한 숨기고 레몬 파운드케이크 만드는 방법을 가르쳤습니다. 손님은 자신과 희주가 만든 레몬 파운드케이크를 먹고 나가면서 "정말 맛있네요. 이런 맛은 처음이에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희주는 속으로 "진짜일까? 그냥 나를 위로하려고 말한 게 아닐까?"라고 생각하며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수강생이 문을 열고 나가자마자 내 수업 방식을 험담하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습니다.


그날 밤, 희주는 공방 운영을 그만둘까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그렇게 침대에 누워 울음을 삼키며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친구는 희주의 말을 듣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희주야, 너는 네가 베이킹하는 실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모르는 것 같아. 사람들의 말을 믿어봐. 네 감각은 누구보다도 섬세하고 특별해. 하지만 네가 계속 멈춘다면, 스스로 그 특별함을 증명할 기회를 놓치는 거야."


그 말에 희주는 용기를 내 보기로 했습니다. 다음날부터는 완벽함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조금 어설퍼도,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말하며 한 걸음씩 나아갔습니다.


그 결과, 희주의 공방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이 공방은 빵도 맛있지만, 희주 사장님의 따뜻함이 묻어난다"라는 리뷰가 이어졌고, 사람들은 희주의 빵과 수업을 기다렸습니다. 희주는 아직도 자신이 진짜 잘하고 있는지 걱정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고민은 점차 희석되는 것만 같았습니다.


출처: 위키백과
A ship in harbor is safe, but that is not what ships are built for.

- John August Shedd -
항구에 정박한 배는 안전하지만, 그것은 배가 만들어진 목적이 아니다.

희주는 섬세한 감정을 지닌 사람으로, 창의력과 역동성을 필요로 하는 활동에는 약한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복잡하고 반복적이며 빈틈없는 꼼꼼함이 요구되는 업무에서는 탁월한 강점을 발휘합니다. 그녀가 3년 만에 경영지원 업무를 능숙하게 해낸 것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만약 같은 일이더라도 섬세함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3년이 지나도 여전히 비슷한 실수를 반복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 희주의 강점은 베이킹에서도 두드러집니다. 정확한 계량과 굽는 시간, 식히는 과정을 철저히 지킬 때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죠.


안타까운 점은 희주가 자신의 능력을 끊임없이 과소평가하며, 스스로 해낼 수 없을 것이라는 위축된 태도를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럴 때 많은 사람들은 이런 불안감을 없애야 한다며 자신감을 키우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옵니다. 불안감은 억지로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불안감을 없애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는 악순환에 빠져버립니다.


진정으로 현명한 접근은 불안감을 완전히 없애려 애쓰기보다는, 불안하더라도 행동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자신 있게 하면 되고, 자신감이 없는 사람은 자신 없이 하면 되는 것이죠. 중요한 것은, 어떤 감정을 느끼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도하고 나아가는 데 있습니다.


희주는 자신감이 부족하지만, 자신감 넘치는 사람보다도 더 뛰어난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녀는 불안감을 안고도 꾸준히 노력하며, 점차 익숙해지고, 익숙함이 쌓여 능숙함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통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감각과 경험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존 아우구스트 셰드(John August Shedd)는 미국의 작가이자 사상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특히 "A ship in harbor is safe, but that is not what ships are built for."(항구에 정박한 배는 안전하지만, 그것은 배가 만들어진 목적이 아니다)라는 명언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 명언은 변화와 도전에 대한 통찰력을 담고 있으며, 개인의 성장과 모험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셰드에 대한 구체적인 전기적 정보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의 명언은 다양한 자기 계발 책과 연설에서 인용되며 현대에도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이는 그의 말이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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