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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준선 Nov 14. 2024

[명언 속 심리학] 헨리 데이비드 소로

자신의 기준과 원칙을 따라야 인생이 당신의 것이 된다

명욱은 조직에서 '핵인싸'로 불립니다. 회사에서 주최하는 모든 회식에 빠지지 않으며, 회식을 단순한 술자리 이상으로 여깁니다. 팀원들의 피로를 풀어주고 서로의 의리를 다지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회식 자리에서 그는 늘 분위기를 주도하며 팀원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위트있는 농담을 던지며 웃음을 만들어냅니다. 동료들은 그와 함께라면 어떤 자리도 즐겁다고 말하며 그에게 깊은 신뢰와 의리를 느낍니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명욱은 회식과 네트워크 모임을 통해 동료들 간의 유대감을 키워왔습니다. 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한 동료가 있으면 누구보다 먼저 다가가 도와주고, 끝까지 응원하는 스타일입니다. “우리가 같이 일하는데, 어려울 때 도와주는 게 당연하지!”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며 의리를 최우선으로 여깁니다.


어느 날, 회사에서 큰 프로젝트를 앞두고 팀원들과 사전 회식을 가졌습니다. 명욱은 팀원들에게 “이번 프로젝트는 우리 모두가 하나가 되어 해내야 하는 일이야. 힘든 순간이 오더라도 서로 믿고 끝까지 함께 가자!”라며 파이팅을 불어넣었습니다. 덕분에 팀원들은 명욱을 의지하며 프로젝트에 대한 사기를 북돋았습니다. 그는 회식을 통해 얻은 끈끈한 유대감이 팀의 성공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막바지에 접어들수록 상황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회식을 통해 얻은 에너지가 사라질 무렵, 현실적인 문제들이 하나둘씩 쌓여갔습니다. 마감이 다가올수록 업무 압박은 커졌고, 명욱은 회식에서 팀원들과 다졌던 끈끈한 의리가 오히려 업무의 본질을 흐리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팀원들은 명욱의 기대와 달리, 팀원끼리 사이가 가까우니 서로의 실수를 덮어주기 바쁘고 냉정하게 문제를 바로잡는 데 주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또한 명욱의 여자친구도 그의 잦은 회식과 늦은 귀가를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여자친구는 “회식도 회식인데 나는 신경 안 써?”라며 다투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명욱은 자신에게 소중한 시간을 뒤로한 채 오로지 회사에서의 관계에 집중했던 자신의 모습에 조금씩 회의감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If a man does not keep pace with his companions, perhaps it is because he hears a different drummer. Let him step to the music which he hears, however measured or far away.

- Henry David Thoreau -
대중을 따르기보다는 자신의 기준과 원칙을 따르라. 그래야 인생이 당신의 것이 된다.

외향성이 높은 사람들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사회적 상황에 참여하는 것을 통해 활력을 얻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이들은 내향적인 사람보다 자극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 새로운 환경이나 외부 자극에서 오히려 에너지를 충전하고 활력을 되찾는 성향을 보입니다. 이는 외향적인 사람들이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사람들과 함께하며 오히려 긴장감을 덜 느끼게 하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해 줍니다. 그래서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들은, 명욱과 같은 사람이 되길 원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되면 마치 아무런 걱정과 두려움도 없이 긍정적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니까요.


이렇듯 외향적인 사람들은 활기차고 용감한 모습으로 주목받습니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달리 그들의 내면에는 "내가 속 빈 강정이 아닐까?"라는 두려움을 안고 살아갑니다. 겉으로는 강하고 유연해 보이지만, 사실 많은 경우 임기응변으로 문제를 넘기다 보니, 해결되지 않은 사소한 문제가 쌓여 큰 사건으로 번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면 인맥과 주변 사람들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문제의 핵심은 자꾸만 벗어나게 되고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 것이죠. "내가 아는 OO가 있는데~"라고 자주 말하는 사람들을 가만히 관찰해 보면, 진짜 그 사람을 통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또한 어떤 고민이나 어려움도 친구들과 술 한 잔 기울이며 잠시 잊어버릴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인생에서 겪는 많은 문제는 술 한 잔으로 잊을 수 있는 것이 아니죠. 그래서 시간이 지나도 자신이 놓치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게 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들이 이러한 고민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과 외부 자극에는 능숙하게 대처하지만, 내면의 감정과 문제를 진지하게 마주하는 데에는 익숙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을 돌아보는 것 자체가 약한 사람이나 하는 일이라고 여기기도 합니다. 외향성이 높을수록 자기 성찰의 필요성을 느끼기보다는 타인에게서 해결책을 찾으려 하고, 불편한 감정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는 것입니다.


명욱이와 같은 성격을 가진 사람도, 명욱이의 사연에 공감하지 못할 거예요. 왜냐하면 심리 관련한 글이라든지 자기 성찰과 같은 글 자체를 읽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이러한 사람들은 심리 상담이나 자기 성찰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에 큰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어쩌다 상담에 찾아오더라도, 상담 시간 동안에는 "맞아요", "아, 그렇군요?", "정말 그렇네요~"와 같은 반응으로 빠르게 이해하고 수긍하는 듯 하지만 상담이 끝난 후에 금세 상담 내용을 까먹어버립니다. 아니면 상담의 핵심을 놓쳐서 전혀 엉뚱한 대답을 한다든지, 또는 뭐야 저 상담사 이상하네라며 자신에게 진짜 필요한 통찰을 얻지 못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외향적인 사람들에게는 자신만의 규칙을 세우고 그것을 엄격하게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뭐든지 좋다고 하는 예스맨에게는 꽤나 힘든 일이지만요. 자신이 쌓아 올린 규율을 철저하게 지키려 할 때, 비로소 외향성이 허허실실이 아닌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Henry David Thoreau, 1817–1862)는 미국의 작가, 철학자, 시인, 초월주의자입니다. 그는 자연과 인간의 독립성, 자기 성찰의 중요성을 강조한 사상가로, 그의 대표작 *월든(Walden)*에서 자연 속에서 자급자족하며 산 경험을 바탕으로 단순하고 자발적인 삶의 가치를 설파했습니다. 또한 소로우는 *시민 불복종(Civil Disobedience)*이라는 에세이를 통해 비폭력 저항의 중요성을 주장했으며, 이는 훗날 간디와 마틴 루터 킹 주니어 같은 인권 운동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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