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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 속 심리학] 마리아 몬테소리

아이가 스스로 해낼 수 있다고 느끼는 일에 절대 도움을 주지 마라.

by 황준선

지우는 여느 날처럼 수학 문제집을 앞에 두고 한숨을 쉬었다. 책상 옆에는 엄마가 꼼꼼하게 짜놓은 스케줄표와 식단표가 붙어 있었다. 오늘도 학원, 과외, PT까지 하루가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엄마는 부엌에서 닭가슴살 샐러드를 준비하며 말했다. “지우야, 저녁에 운동 있으니까 숙제 얼른 끝내.” 지우는 문제집을 내려놓고 무심히 대답했다. “엄마는 왜 맨날 내가 뭘 해야 하는지 정해? 엄마도 운동 안 하잖아.”


엄마는 잠시 멈칫하더니 샐러드 접시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엄마는 네 건강을 위해서 하는 거야. 네가 어릴 때부터 이렇게 관리를 해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지. 엄마처럼 되면 안 되잖아.” 지우는 그 말을 듣자 참을 수 없는 답답함이 몰려왔다.


지우는 방으로 들어가 문을 쾅 닫고 창문을 열었다.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스치자 조금은 마음이 가라앉는 듯했지만, 여전히 답답했다. 엄마가 정해준 스케줄과 끊임없는 간섭이 자신을 옥죄는 것 같았다. ‘엄마는 왜 내가 하고 싶은 건 하나도 관심 없으면서 자꾸 자기 방식대로만 하라고 하지?’ 지우는 혼잣말을 하며 방 안을 서성이며 생각에 잠겼다.


Never help a child with a task at which he feels he can succeed.

- Maria Montessori -
아이가 스스로 해낼 수 있다고 느끼는 일에 절대 도움을 주지 마라.


지우는 오늘도 책상에 앉아 수학 문제집을 풀다 말고 한숨을 쉬었다. 지우는 문제집을 내려다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난 왜 항상 여기 앉아 있어야 하지?" 방 밖에서는 엄마의 발소리가 들렸다. 문이 열리고 엄마가 얼굴을 내밀었다. "지우야, 저녁에 운동 있으니까 숙제 빨리 끝내."


그 말에 지우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책을 덮었다. "엄마처럼 되면 안 된다는 게 뭐야? 엄마는 엄마 인생 살았잖아. 근데 왜 내가 내 인생을 못 살게 하는 건데?" 엄마는 지우의 말에 잠시 멈칫하다가, 답답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지우야, 엄마는 네가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지금 도와주는 거야. 네가 성인이 되고 대학생이 되면, 그때는 더 너답게 자유롭게 살 수 있을 거야."


지우는 엄마의 말을 듣고 헛웃음을 지으며 대꾸했다. "엄마, 내가 지금도 내 생각대로, 내가 하고 싶은 걸 결정해 볼 기회가 없는데, 갑자기 성인이 되고 대학생이 되면 그런 능력이 생길 것 같아? 지금도 내 선택 하나 못 하는데, 그땐 달라질 거라고 어떻게 장담해?"


엄마는 그 말을 듣고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지우는 멈추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엄마는 내가 10대를 후회하지 않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겠지만, 지금 내가 원하는 건 엄마가 만들어 준 미래가 아니야. 지금 나한테 선택권이 필요해. 그래야 내가 나중에라도 스스로 뭘 할 수 있는 사람으로 클 수 있지."


엄마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엄마는 무관심한 엄마가 되는 게 두려워. 내가 네 인생에 이렇게 신경 쓰지 않으면, 네가 잘못된 길로 갈까 봐 겁이 나. 네가 지금은 이해 못 하겠지만, 엄마는 네가 더 좋은 삶을 살길 바라는 마음이야."


지우는 깊은숨을 내쉬며 말했다. "엄마, 무관심한 엄마가 되는 거랑, 나를 믿고 내가 선택하게 해주는 거랑은 다르잖아. 엄마가 나를 지켜봐 주는 게 무책임한 게 아니야. 엄마가 그렇게 해줘야 내가 나중에 진짜 내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


엄마는 고개를 숙이고 지우의 말을 곱씹는 듯 조용히 있었다. 그날 밤, 엄마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지우가 어른이 되면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길을 찾을 거라고 믿었지만, 지우의 말처럼 지금부터 스스로 선택하고 실패를 경험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엄마와 자식이 다투는 이유는 서로 생각하는 방식과 원하는 게 다르기 때문이에요. 자식은 새로운 걸 시도하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선택하며 살고 싶어 해요. 그런데 엄마는 자식이 잘못된 길로 갈까 봐 걱정돼서, 정해진 계획과 안전한 방법을 제시하려고 하죠. 자식은 이런 엄마의 행동을 "자유를 빼앗는 간섭"으로 느끼고, 엄마는 자식의 반항을 "나의 정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오해가 쌓입니다. 결국, 서로의 진심을 모르고 각자 원하는 것을 강하게 주장하다 보니 다툼이 생기는 거예요.


개방성이 높은 자식은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많고, 자신만의 생각과 방식으로 뭔가를 시도하는 걸 좋아해요. 규칙이나 정해진 틀에 얽매이는 걸 답답해하고, 자유롭게 선택하며 경험하면서 배우고 싶어 하죠.

반면, 우호성이 높은 엄마는 자식이 행복하고 안전하게 살길 바라며, 자식의 삶을 세심하게 챙기려 해요. 배려와 걱정이 많아서 "이렇게 하면 더 좋을 거야"라든지 공무원처럼 안정적인 직업이 최고라며 자식에게 최선을 다하려고 하지만, 그게 자식에게는 간섭처럼 느껴질 수 있어요.


자식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시련', 엄마에게 필요한 것은 '관찰'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우는 자기 판단대로 해보고 싶어 하지만, 작은 연습부터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면 나중에 인생이 잘 풀리지 않을 때 그 원인을 "엄마가 내 뜻대로 하지 못하게 해서"라고 탓하게 됩니다. 반대로, 엄마는 자식의 삶을 관찰하며 지켜보는 것을 무관심으로 여기고, 그것이 엄마로서의 책임을 저버리는 일처럼 느껴져 양심에 가책을 느낍니다. 그래서 자식에게 가장 필요한 자기 스타일대로 시련을 극복할 기회를 주기보다는, 그 시련을 막으려는 노력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습니다. '엄마의 마음'이라는 무적의 논리로 자식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의도치 않게 빼앗는 상황을 만들어냅니다.


엄마는 '내가' 가장 해주고 싶은 것과 '자식에게' 가장 필요한 것 중, 어떤 것을 선택하게 될까요?




마리아 몬테소리(Maria Montessori, 1870-1952)는 이탈리아 최초의 여성 의사이자 교육학자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몬테소리 교육법을 개발했습니다. 그녀는 아동의 자율성과 창의력을 존중하는 혁신적인 교육 철학을 제안하며, 아이들이 스스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몬테소리의 접근법은 아이들을 독립적이고 능동적인 학습자로 키우는 데 중점을 두며, 이를 위해 준비된 환경과 적절한 교구를 활용했습니다.


몬테소리는 전통적인 강압적이고 주입식 교육 방식을 거부하고,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탐구심과 능력을 믿고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녀의 교육 철학은 전 세계적으로 몬테소리 학교를 통해 실현되었으며, 오늘날에도 유아 교육뿐 아니라 성인 학습 환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녀의 업적은 교육의 본질을 '아이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으로 재정의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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