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민이 착하지?"
"우리 성우 진짜 착하다~"
아이들을 달래거나 혹은 예쁜 짓을 하면 어른들은 위와 같은 말로 칭찬하죠.
하지만, 이런 칭찬은 아이를 착하게 만들기보다는 눈치 보는 아이로 만들기 쉽습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타인의 반응에 신경 쓰며 살아갑니다. 이를 흔히 "눈치"라고 하죠. 눈치는 단순히 주변 상황을 읽는 걸 넘어,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감정을 예측하고 행동을 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눈치를 너무 많이 보게 되면, 스스로를 잃어버리기도 하죠. 오늘은 우리가 아이들에게 편하게 사용하는 표현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그 표현으로 인해 눈치를 보는 성격이 형성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아이를 훈육할 때는 그 행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칭찬을 하거나 야단을 쳐야 합니다. 그게 아니고 단순히 "착하다"라는 칭찬을 하면, 아이는 그 행동이 올바른지 아닌지를 학습하기 전에 "착하다"는 말을 듣고 싶어 하는 아이가 됩니다. 예시를 들어볼까요?
"지성아~! 친구한테 과자를 나눠준 거야? 너는 마음씨가 참 넓다. 친구한테 과자를 나눠주는 거는 친구를 위한 마음의 표현인거지? 친구도 지성이가 자기를 아껴줘서 진짜 감동이겠다~"
이런 칭찬은 아이가 행동의 의미를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즉, 친구를 배려하고 나누는 것이 좋은 행동이라는 것을 배우게 되죠. 하지만 만약 이렇게 칭찬한다면 어떨까요?
"지성아 과자 나눠준 거야? 너 진짜 착하다~"
이런 칭찬은 아이가 행동의 본질보다는 "착하다"는 말을 듣기 위해 행동을 반복하게 만들 가능성이 큽니다(물론 아이도 직감적으로 어떤 뜻인지는 알아듣긴 해요). 이런 식의 칭찬이 반복되면 아이는 "남을 위해 나눈다"는 개념보다 "칭찬을 받는다"는 결과에 집착하게 되는 거죠. 이렇게 자란 아이는 주변의 반응에 의존하며 눈치를 보게 되는 겁니다.
영어로 '착한 아이'를 'Good boy' 또는 'Good girl'정도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눈치의 본질이 더 명확해집니다. 영어에서 Good Boy라고 칭찬하는 경우는 주인이 반려견을 칭찬할 때 입니다. 미국 영화나 드라마를 떠올려보면 주인이 리트리버의 얼굴을 만져주며 "Good Girl~~"이라고 사랑을 듬뿍 주는 장면, 어디선가 본 적 있죠? 그럴 때 강아지는 자신의 행동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모릅니다. 단지 칭찬과 간식을 받으니 "이 행동이 좋은 건가 보다"라고 생각할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아이들도 "착하다"는 칭찬을 들으면서 내가 방금 한 행동이 갖는 의미를 고민하기보다, 그 칭찬을 해준 어른의 눈치를 살피며 행동하게 됩니다. 결국 이런 눈치 보기는 아이의 자율성과 판단력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너 참 착하다는 표현이 어른들의 세계에서는 그게 어떤 의미인지 상황과 맥락 속에서 이해할 수 있지만, 아이들은 달라요.
주변을 둘러보면 '고집이 센 아이', '친구를 잘 사귀는 아이', '마음이 여린 아이', '주어진 역할을 잘 소화하는 아이' 등 각자의 고유한 성격과 특징이 있는 아이들이 있어요.
그런데 '착한 아이'는 도대체 어떤 아이일까요? 어쩌면 우리가 바라는 착한 아이는 어른들의 눈치를 잘 살피고 칭찬을 받기 위해 칭찬을 받았던 행동을 반복하는 아이를 가리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