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보면 그 사람이 보입니다.
“벤츠 탄다고 다 잘난 체하는 사람은 아니지”라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 말도 맞습니다. 사람을 단순하게 판단하는 일은 위험하니까요. 하지만 한 사람이 고민 끝에 선택한 자동차에는 여러 가지 단서가 담겨 있습니다.
SUV를 타는 사람은 정말 캠핑을 즐기기 때문일까요? 가족을 위한 선택일까요? 아니면 ‘안전’이라는 감정적 욕구가 강해서일지도 모릅니다. 디자인에 끌려 산 차인지, 연비를 고려해 고른 것인지, 브랜드에 반한 것인지—그 선택 안에는 그 사람의 성향이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심리학에서는 자동차 선택이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자기표현(self-expression), 자아 정체성(self-identity)과 연결된다고 설명합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외향적인 사람은 눈에 띄는 차를, 성실한 사람은 실용적인 차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감정 기복이 큰 사람은 과속 단속 카메라에 자주 걸린다는 결과도 있었죠.
그래서 이 연재를 시작합니다. 자동차를 통해 사람을 이해해 보려는 시도입니다. 누군가의 차를 보고 “와, 멋지다”를 넘어서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를 상상해 보는 이야기입니다.
심리학을 몰라도 괜찮습니다. 자동차에 관심이 없어도 상관없습니다. 사람을 관찰하는 데 흥미가 있다면, 이 연재는 당신에게 잘 맞는 심리 여행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당신이 지금 타고 있는 그 차 역시 누군가에겐 당신을 이해할 작은 단서가 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