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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는 백종원 논란의 실체

누가 그를 기대하게 만들었는가?

by 황준선
우리는 지금 우리에게 분노를 쏟아내는 중이다.


한때 ‘국민 멘토’로 불리며 요식업 대중화를 이끈 백종원이 최근 잇따른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시작은 프랜차이즈 식당 ‘홍콩반점’ 짬뽕 맛이 지점마다 다르다는 소비자 지적이었다.

여기에 더본코리아가 주관하거나 후원한 지역 행사에서 불거진 특정 업체 배제, 불투명한 운영, 점주와의 갈등, 제품 신뢰도 문제가 겹치며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 글은 3개월 전 정리한 내용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이어지는 논란을

심리적·사회적 맥락에서 다시 짚고자 한다.

단순한 사건 요약이 아닌, 백종원을 향한 대중의 기대와 실망의 전환 과정을 살펴본다.




초기 논란은 ‘홍콩반점’의 맛 불일치와 ‘빽햄’의 가격, 성분 문제에서 시작됐다.

이후 지역 축제 운영의 불투명성, 프랜차이즈 점주들의 불만 등 새로운 이슈가 겹치며 논란은 커졌다.

“도움을 주던 사람이 이제는 자본가처럼 행동한다”는 소비자 반응이 퍼지며,

백종원에 대한 실망감도 깊어졌다.


SNS와 유튜브 등에서는 그의 발언과 운영 철학에 대한 공개 비판이 늘고 있다.

과거 절대적 신뢰를 보냈던 대중은 이제 그의 모든 선택을 의심하고 검토한다.

이는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상징’으로 여겨졌던 인물에 대한 이미지 붕괴다.

‘선한 영향력’이라는 보호막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




이 변화는 단순히 맛이나 가격 때문이 아니다.

대중이 한 인물에게 투영한 기대가 무너질 때 생기는 심리적 충돌이다.


백종원이 브랜드의 얼굴이자 중심이 된 만큼, 그의 행동은 곧 브랜드에 대한 신뢰로 직결된다.

이는 대표 개인이 브랜드 이미지에 끼치는 전형적인 ‘오너 리스크’다.


이 지점에서 일론 머스크와 백종원을 비교할 수 있다.

머스크는 도덕성보다는 ‘혁신’이라는 이미지로 지지를 받아왔다.

몇 명의 자녀가 있든, 무슨 발언을 하든 사람들은 그가 만들어내는 기술과 비전에 열광했다.


그러나 혁신은 무한하지 않다.

머스크가 더 이상 새로움을 제시하지 못할 때, 그의 리더십은 흔들릴 수 있다.

이것이 머스크식 오너 리스크다.


백종원은 다른 방식으로 대중의 신뢰를 얻었다.

그는 ‘지역 상생’과 ‘착한 영향력’을 앞세우며, 조언자이자 멘토처럼 자리 잡았다.


그러나 그는 처음부터 사업가였다.

자신의 특기와 경험을 활용해 돈을 벌고 브랜드를 키운 사람이다.

다만, 우리가 그에게 기대했던 이미지가 현실과 달랐을 뿐이다.




심리학적으로 사람은 자신이 만든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에 혼란을 느낀다.

완벽하다고 믿었던 인물에게서 허점을 발견하면,

그 기대를 조정하거나 반대로 배신감을 느끼고 비난한다. 당연히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커진다.


핵심은 이거다.

백종원이 스스로 방송을 통해 이미지를 만들었다 해도,

그 이미지에 열광하고 환호한 건 우리 자신이다.


물론, 사회적 분위기가 백종원을 응원할 수 밖에 없게 만든 점도 있지만, 그 사람의 이미지를 믿고 기대하고 말지는 나에게 달렸었다.


결국 우리가 실망한 대상은 사실 백종원이 아니다.

그는 처음부터 일관되게, 자신의 능력을 활용해 사업을 해온 인물이었다.


우리가 실망한 건 그가 아니라,

그에게 투영했던 비현실적인 기대이며,

그 기대를 사실처럼 믿어버린 우리 자신이다.

우리는 지금 우리에게 분노를 쏟아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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