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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준선 Aug 02. 2023

'자폐'가 만들어지고 있다: 과학적 고찰

깍두기는 사라지고 환자만 남다.


진화심리학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나 


한 세기도 안 되는 시간에 


대다수의 인간의 유전자가 변화하는 확률은 극히 낮다.




그렇기에 명확하게 유전적으로 측정이 가능한 


'다운-신드롬'을 판정받은 아이의 숫자는 10년 전과 지금 비슷하다.




반면에,


'자폐증' 판정을 받은 아이의 숫자는 급격하게 늘고 있다.




병이 만들어지고 있다.







'1인 미디어', '개인 방송', '혼술', '혼밥', '혼자 여행' 등


혼자 하는 것이 대세인 세상이다.


혼자 있는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어쩌면 시대가 요구하는 덕목일 수 있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특성을 가진 아이들은 


점점 더 환자가 되어간다.






자폐증이 유전의 문제?


그렇다면 유전적 원인이 더 명확한 다운-신드롬의 추이가 설명이 안 된다.



약간의 증가 추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그에 비해


자폐증 환자의 증가 추세는 너무 가파르다.


(부득이하게 다운 증후군의 자료는 2016년에서 끊기고, 자폐증의 자료는 2017년부터 시작한다. 다른 자료를 찾아보고 있는데 잘 없다. 추후에 비슷한 연도로 다시 업데이트하겠음.)




그리고 똑같이 ADHD 아동의 증가 추세도 너무 가파르다.



유전적 원인으로 보기에는 설명이 안 되는 추세이다.


현대 정신병을 구분하는 기준이 되는 


DSM이 드라마틱하게 변한 것도 아니다. 




갈수록 출생 나이가 늦어지고 있어 


생물학적 노산의 위험에 더 노출된다고 하여도,




왜 유독 ADHD와 자폐증만 증가할까?




이런 환자가 늘어나면 가장 수혜를 보는 집단은 누굴까? 





통계적으로 살펴보자.


주의력: 주관적이거나 객관적이라고 여겨지는 정보의 별개의 측면에 선택적으로 집중하면서, 동시에 다른 지각할 수 있는 정보를 무시하는 행동적 또는 인지적 과정.




주의력에 대한 그래프가 위와 같다면 양극단에 위치한 것을 각각 ADHD 와 자폐증으로 나눌 수 있다.


주의력이 많이 낮은 경우를 ADHD.

주의력이 많이 높은 경우를 자폐증.

(정확한 진단 방법은 아니고, 주의력을 기준으로 했을 때 살펴볼 수 있는 측면.)




여기서 살펴보아야 할 것은 


이렇게 진단 내리는 시간과 기준이 


너무 빠르고 엄격해졌단 것이다.




즉, 그래프 가운데서 조금만 멀어져도


다 비정상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지금은 '정상'인 아이들이 드물다. 


키든, 언어든, 발달이든, 사회성이든 모두가 어디서든 '비정상'이 된다. 




역설적으로 이런 사회 풍토가 


아이들의 정서에 문제를 야기한다.




왜냐하면


심리학적으로 아이들을 돌아버리게 만드는 방법 중에 하나가


저 그래프 가운데로 끊임없이 몰아넣는 것이기 때문이다. 



주의력이 너무 산만하면 안 되지. 
집중력을 길러보렴.

근데 너무 집중하느라
주위를 신경 쓰는 걸 까먹으면 안 된다.

그렇지. 딱 저기 가운데쯤!
이왕이면 약간 집중력이 좋으면 좋고 ㅋ



아침엔 밥을 빨리 삼키라고 하다가,


저녁엔 꼭꼭 씹어 먹으라고 자꾸 얘기하면 


정말 없던 병도 생긴다.





사회적인 측면 


사회적인 측면으로 이해해 보려고 해도 같다.




10년 전에 비해 형제자매 수가 줄었다.


당연히 또래 아이들에게 노출되며 성장할 수가 없다. 




집 열쇠가 없을 때 


옆집에서 카레를 얻어먹으며


엄마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세상이 아니다.




이웃과 또래 간의 


물리적, 사회적 스킨십이 없이 자란 아이가 


갑자기 유치원에 가서 


아이들과 친하게 지낼 순 없다.




물론 그런 아이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라고 비정상이 아니란 뜻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흐르진 않는다.


특히 발달 영역에서 더 그렇다.


다만 그래야 한다고 착각하는 믿음만이 존재한다. 




마치며


어릴 적 놀다 보면 


우리에겐 '깍두기' 문화가 있었다.




또래에 비해 체구가 작았던 아이,


먼 동네에서 이사 와서 놀이 문화를 몰랐던 아이,


여자들의 놀이에 혼자 끼었던 남자아이,




이런 아이들은 깍두기라고 칭했다.




이 놀이에 완전히 동화될 수 있는


신체적, 정서적 준비가 될 때까지


그 아이의 시간에 맞추어 기다려주는 문화였다.




영영 동화되지 못하더라도 


누구 하나 나무라는 사람은 없었다.




그렇게 깍두기로 있다가 


어른이 된 사람들도 


지금은 멀쩡하게 


직장을 다니고


가정을 이루고 산다. 




"나는 'I'라서 소심해" 라며 잘들 놀고 산다."




물론 그중에도 유별나게 까불고


콧물을 흘리고,


수업 시간이 소리를 질렀던 아이도 있었다.




그런 아이들도 다 커서 


멀쩡하게 잘 산다(내가 그랬음...)




지금 같았으면 99% 환자로 취급됐을 아이들이었다.




우리는 현재 '깍두기'대신 '환자'와 함께 사는 세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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