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두고 싶다'가 아니라, '왜 그만두지 못할까?'
회사 다니면서 너무 정신적으로 힘듭니다.
잘못한 것도 아닌데 큰소리로 지적합니다.
"그렇게 일하니까 사람들이 너랑 일하기 싫어하는 거 아니야?"
"상사한테 말해서 나는 너랑 같이 일 못 하겠다고 할 거야"
"부모님한테도 그런 식으로 말대답하냐"
"내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려줘야 하냐?"
"너랑 일하면 스트레스받아 죽겠다"
"정리정돈도 제대로 못 하냐?"
"오늘 목표량 있는 거 알지? 못 하면 안 돼! 정신 차려서 해라"
"휴게실 갈 시간에 조금만 더 일했으면 목표량 달성했다. 쉬러 가니까 네가 목표를 못 채우는 거다"
"너 알아서 해라. 상사한테 다 보고할 거야. 사회생활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너 회사 못 다니게 만들 수 있어. 나는 너 경고장 받게 해서 회사 못 나오게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말해요.
일하는 사람들도 저를 함부로 대하고, 회사에서 따돌림당하니까 너무 힘들어요.
이 사연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질문의 포인트를 바꿔봐야겠다는 것이었어요.
지금 사연의 질문은 사실상 "퇴사를 하고 싶습니다"인데,
더 본질적인 질문은 "퇴사를 하고 싶은데 왜 못 하는 걸까?"예요.
이 차이가 정말 중요하거든요.
많은 직장인들이 퇴사가 마렵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죠?ㅎㅎㅎ
하지만, 그런 푸념으로는 원하는 답을 찾을 수 없어요.
퇴사를 하고 싶다가 아니라,
무엇 때문에 퇴사할 수 없는가를 찾아야 하거든요.
일단 퇴사는 통보이지, 허락이 아니에요.
마음만 먹으면 내일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머뭇거리고 있다면, 그 이유를 찾아야 해요.
직장 동료의 언어폭력과 따돌림 같은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면,
그 안에는 분명 '놓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뜻이거든요.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건 경제적 이유겠죠.
당장 그만두면 생활비가 막막할 수 있으니까요.
혹은 다음 직장을 구할 때까지의 공백이 두렵거나,
아니면 경력 단절에 대한 두려움일 수도 있어요.
"지금 그만두면 이력서에 빈칸이 생기는 건 아닐까",
"다음 회사에서 왜 그만뒀냐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하지" 같은 걱정 말이에요.
혹은 "그래도 버텨야 한다"는 자기 기대일 수도 있어요.
"사회생활이 원래 이런 거 아닐까",
"내가 좀 더 참으면 나아지지 않을까",
"여기서 도망치면 나는 약한 사람이 되는 건 아닐까" 같은 생각들이요.
하지만 분명한 건,
사연자가 이 고통스러운 자리에 여전히 머물러 있다는 사실 자체가
뭔가를 붙잡고 있다는 증거라는 거예요.
그게 뭔지 명확히 파악하지 않으면,
"힘들다"는 감정만 반복될 뿐 실제 변화는 일어나지 않아요.
주변에서 당장 나와라, 또는 다음 직장을 구하고 나오라 등의 조언을 하겠지만
자신의 마음을 알지 못하면 반쪽짜리 답일 뿐인 것이죠.
그러니, 질문을 이렇게 바꿔야 해요.
"왜 나는 이 고통스러운 자리에서 여전히 떠나지 못할까?"
이 질문에 대한 솔직한 답을 찾아가 보는 거죠.
그 답이 나오면, 진짜 해결책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