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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준선 Feb 13. 2024

경계선 지능 팝니다! 사실래요?


2024년 핫 키워드: 경계선 지능장애

결혼율과 출산율이 낮아진다.


당연히 아이들 숫자도 줄어든다.


사교육 시장이 위기를 맞자, 똑똑한 사교육 강사들은 메가스터디에서


유튜브와 예능 채널로 사업을 확장한다.




의료계도 질 수 없다.


ADHD라는 질병명은 아동부터 성인까지 써먹었다.


자폐증은 한창 주가를 달리는 중이다.


그리고 2024년부터 유행할 키워드는 경계선 지능장애이다.





경계선 지능이란

경계선 지능(Borderline Intellectual Functioning) 인은 지적장애인과 그렇지 않은 사이에 존재하는 사람을 말한다.


즉, IQ가 70~79점 정도면 경계선 지능이라고 분류될 수도 있다(평균 IQ는 100임).


그러나 이는 법적 또는 의학적으로 분류하는 체계는 아니다.





경계선 지능 in Korea

우리나라 인구의 약 13%, 즉 700만 명 정도가 경계성 지능인이라고 한다.


당연하다.


우리나라 인구가 5천만 명이 넘으니


정규분포상으로 봤을 때 700만 명이 경계선 지능인에 속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경계선 지능의 뜻이


상대방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재는 왜 저러지?" 싶을 때 골라 쓰기 좋은 용어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보면


[제 남편이 경계선 지능인가요?],

[경계선 지능 남친 만난 ssul],

[제 아이가 경계선 지능 판정을 받았네요] 등


다양한 글이 많다.




물론 대다수의 글은 경계선 지능과 상관없다.


오히려 해당 글의 주인공은


한국 사회에서 가장 알맞게 잘 사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예시를 들어보자


제 동료는 근무한지 1년이 넘었는데 팀원 이름을 못 외워요. 이거 경계선 지능 아닌가요?



우리는 흔히 "뇌 빼고 일한다"라는 표현을 한다.




회사에 갔으면,


자아실현이니 성장이니 찾지 말고


시키는 일이나 잘하고 퇴근 시간엔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 최고라는 의미.




이들에게 팀원의 이름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반면에 자신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주인공의 이름은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이래도 경계선 지능일까?



제 친구는 항상 폭력적인 남자친구나 유부남, 또는 도박에 빠진 남자만 만나요. 그게 자신한테 어떤 피해를 주는지 몰라요. 제 친구 경계선 지능 장애인가요?


그 친구는 이런 남자에게


왜 마음이 가는지


스스로도 이해를 못 하고 있다.


이런 심리를 몰라서 하는 소리다.



어쩌면 특별한 이유가 있을 수도 있고,


단순히 그런 취향에 이끌리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경계선 지능으로 엮을 이유는 없다.




그 밖에도


집중력이 부족하다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한다          

눈치가 없다고 지적받는다          


등의 기준이 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르다.



자신이 하는 행동에 의미 부여를 못하거나,


걱정이나 예민한 감수성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거나,


남들과 다른 생각을 표현함에 거리낌이 없을지도 모른다.




상대방의 기질과 성향을 이해를 못 하니


경계성 지능의 라벨을 씌운 뒤 눈 앞에서 치워버리는 것이다.







경계선 지능 팝니다! 사실래요?

이런 키워드 장사는 해마다 생긴다.




직장에서는 대표적으로 퍼포먼스 마케팅이 있었다.


소셜 미디어 세상에서 뭔가 더 전문적으로 보이기 위해 생긴 단어다.




퍼포먼스 마케팅을 도입해서


실제로 이득을 본 집단이


해당 회사인지 그것을 팔아먹는 사람이었는지 생각해 보면 쉽다.




20년 전에는 '논리 속독'이라며 책을 빠르게 훑어버리는 교육도 유행이었다.


무슨 무슨 스퀘어라며 스키 고글을 같은 장치를 쓰고 공부하는 것도 유행이었다.




경계선 지능도 마찬가지다.




이 병명의 유행으로 인해 이득을 보는 집단을 누구일까?


이해할 수 없는 상대방을 지켜보며 답답해하는 사람?          

경계선 지능 판정을 받고 자신의 무기력함을 정당화하는 사람?          

더 많은 환자와 약 판매 증가로 생계를 꾸려가는 사람?          


바람직한 일일까, 아닐까?


그렇게 구분하는 것이 적절하기는 할까?


잘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이렇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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