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막날잠시쉬자색
황금 같은,
여행 같은,
5일 연휴의 마지막 날이다.
늘 마지막은 아쉽지만 특히 연휴 마지막 날은 더 그렇다.
토/일/월/화/수/목/금/토/일 서비스업이 아니라면 목, 금을 포함하여 이렇게 9일을 쉬고, 가까운 국내, 해외여행도 충분히 다녀올 수 있겠다.
결혼 전에는 무조건 비행기를 타기 위해 어디든 티켓팅을 먼저 하고 봤는데...
결혼을 하고 회사를 운영한 뒤로 샐러리맨처럼 휴일을 잘 챙기지 않는다.
특별하지 않아도 무탈하게 하루하루 견디어 내는 것만으로도 기특하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기도 하다. 둘째 딸아이의 생일이다.
이미 친구들과 생일파티를 했으므로 가족들과 간소화하여도 덜 미안할 듯하다.
어찌 보면 내가 힘든 날이었지만 예쁜 딸을 선물을 받을 날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 쉼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현실은.... 일. 을. 해. 야. 한. 다.
그래도 즐겁다.
이상하게 예전부터 남들이 쉬는 날 일을 하면 마음이 편하다. 그리고 더 빨리 잘 되는 것 같다.
놀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특혜 때문일까...
많은 사람들이 쉼, 힐링의 키워드로 초록을 말한다.
노랑-연두-초록-블루그린-블루의 스펙트럼에서 약간은 노랑이 들어있지만 어둡게 저채도의 초록을 선택해 보았다. 오랫동안 자라서 믿음직스럽게 피톤치드 가득한 편백나무 향이 느껴질 수 있도록 말이다.
산책을 하다 보면 생각보다 자연의 색은 어둡다.
빛이 있기에 밝아 보이긴 하지만 수많은 초록의 스펙트럼에서 한 가지의 색을 선택하기에는 너무 어렵다.
살아있는 나무들의 푸르름과 가공된 편백나무 조각으로 컬러카드를 만들었다.
하늘로 높게 치솟은 나무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뒤에 하늘이라는 역광으로 그림자와 대비되는 어두움이 존재한다.
하지만 포근히 포용해 주는 따뜻함이 존재한다.
뱃고동소리처럼, 숲이주는 웅~하는 집중력이 커지는 소리를 베이스로 하여
여기저기 신선한 새소리가 마음의 라디오처럼 울려 퍼진다.
그 느낌은 한 번 느껴보면 잊지 못한다.
하늘로 높은 나무가 얼마큼 있느냐에 따라 눈부심이 달라지겠지만
태양의 뜨거움을 피해 그늘에 있는 평상에 눕고 싶다.
마음 정리, 몸 정리, 생각 정리 해야지.
嘉俳日... 신라의 가배에서 유래된 추석의 또 다른 말...
9월도 보름이 지났는가배....부산 사투리... 의 라임~
미소 지으며 잠시 쉬자.
내일 연차로 쉰다면 더할 나위 없이 부담 없고,
내일 일한다면 그나마 이틀만 하면 되니 견딜만하고,
계속 일해야 한다면 내가 없으면 안 되는구나... 생각하고 힘내보아요^^
연휴 동안 내 마음은 무슨 색이었나요~?